Paper+Media

비하의 경계.

The Skeptic 2013. 6. 5. 15:36

개그콘서트의 한 꼭지인 현대 레알사전에서 성우들을 비하했다고 일부 성우들이 반발하고 있으며 사과를 요구했다고 한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나 역시 그 꼭지를 보았다. 그 꼭지를 본 것이 불행인 이유는 내가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고 그 사실에 의거해 보건데 성우들에 대한 비하라는 주장은 그저 노처녀 히스테리 수준의 주장이란 점이다. 


특정한 직업을 가진 이들에겐 딱 그들에게서만 드러나는 일종의 버릇같은 것들이 있다. '직업병'이란 표현이 새로운 게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면 성우라는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도 그런 버릇들이 있을 것이란 점은 오히려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직업적 결과물이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것이란 점에서 보자면 개그콘서트에서 다룬 직업적 특성은 엄청난 과장이 아니며 심지어 비하도 아니다. 


특히 개그콘서트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직업과 관련된 특성을 우스개거리로 삼았다고 해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성우란 직업을 우습게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난 사람들이 대체로 무지하다는 점에 대해 동의하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정도의 기본적인 사리분별력조차 없을 정도로 심신미약 상태에 빠져 있다고 보진 않는다. 


오히려 이 정도의 코미디를 코미디로 받아 들이지 못 하고 자신에 대한 비하라고 받아 들이는 이들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늘 그렇지만 지나친 자기애는 타인들에게 민폐를 끼치기 마련이다. 난 성우들이 자신의 직업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에 대햇 반대할 생각같은 건 추호도 없다. 다만 성우란 직업이 그 누구도 건드려서는 안 되는 신성한 어떤 것이란 착각까지 동의해줄 생각은 없다. 


간혹 방송이나 영화같은 매체들에서 간호사를 야한 농담의 대상으로 삼는 걸 볼 수 있다. 그걸 보는 난 그렇게 등장하는 간호사를 섹시하다고 느낀다. 당연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간호사가 아니라 성적인 느낌이기 때문이다. 직업이 어떤 것인가는 아무 상관도 없다. 그렇게 느끼도록 만들었기 대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또 그렇게 느낄 거다. 그렇다고 그렇게 성적인 농담의 대상이 된 직업군이 유별나게 성적인 침해를 받았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왜 사람들은 화면과 현실정도는 구분할 줄 알기 때문이다. 


간혹 그런 구분이 안 되는 사람들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여기서 증요한 건 그런 사람은 다른 근거로라도 그런 짓을 했을 것이란 점이다. 모든 여자를 성적인 도구정도로 여기는 인간이 굳이 직업을 가려가며 대접을 달리하겠는가? 


물론 아주 재미있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를 가려가며 성범죄를 저지는 편이다. 그러니까 그들이 그런 문제를 일으켰을 당시 주장처럼 술먹고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가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이란 의미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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