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늘 시궁창

예전에도 썼던 건데...

The Skeptic 2014. 10. 10. 02:33

누군가가 내게 답을 하는 것이 불가능한 수준의 질문을 하는 경우가 더러, 사실 아주 자주 있다. 그런 질문들중 절반정도는 아주 사소한 수준의 분별력조차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고 다른 절반은 아예 생각이란 걸 하지 않고 그냥 떠드는 것이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선 둘 다 한심하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전자가 조금 더 나은 편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문제여서 조금만 생각해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조금만 설명을 해줘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설명을 훈계라고 받아들이고 감정을 폭발시키는 열등감 덩어리라면 아예 입을 다무는 편이 낫지만. 반면 후자의 경우는 뇌라는 걸 달곤 있지만 전혀 사용할 의지같은 게 없는 쪽이기 때문에 설명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고로 그냥 못 들은 척 하거나 그게 안 통하면 '몰라'라고 답해주는 것이 정답이다. 


아무튼 그런 점에서 보자면 후자는 '무시'가 답이기 때문에 고민의 여지가 없다. 문제가 되는 건 전자다.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의 일이어서 조금만 생각을 해봐도 알 수 있는 걸 '못 하는'걸 어떻게 나아지도록 만들 것인가? 이건 꽤 난감한 문제지만 사실 그에 대한 해답은 이미 너무 잘 알려져 있다. '책을 읽어라'다. 


이렇게 말하면 많은 이들이 또 금방 실망한다. 너무 뻔한 답은 답이 아니라는 인식, 복권당첨이 인생의 진리라는 식의 인식이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인식에 일조하는 것이 바로 인터넷이다. 정보의 바다로 일컬어지지만 누차 강조하다시피 그 정보들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지 못 하다면 인터넷은 그냥 쓰레기의 바다일 뿐이다. 


책, 그리고 독서가 가지는 미덕 역시 바로 그 지점에 있다. 물론 쓰레기같은 책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출판물로 나온 책은 관심병에 시달리는 열등감 만땅인 것들이 만들어낸 근거없는 루머들이 떠도는 인터넷보다는 훨씬 낫다. 게다가 인터넷 역시 일종의 매체, 즉 대중들의 관심을 먹고산다는 점에서 볼때 어떤 주장에 대한 근거보다는 그것이 얼마나 자극적이어서 대중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나름 주요한 언론이라고 떠드는 언론매체들의 인터넷판이 한때 유행한 삼류 포르노 소설들의 제목과 다를 바 없는 헤드라인을 기사 제목으로 다는 것도 다 그런 이유다. 


그러니까 책을 읽으라는 거다. 정보의 가치조차 구분할 수 있는 능력조차 없으면서 인터넷에서 무언가를 얻겠노라며 헛심쓰지 말고 그냥 책을 보는 것이 더 유익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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