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늘 시궁창
직관과 편견사이...
The Skeptic
2008. 1. 26. 02:56
자주 만나는 영업사원이 한 명 있다. 오늘도 그가 들렀다. 자판기 커피를 한 잔씩 뽑고 담배 한대씩을 나누다가 문득 내가 물었다.
"수영 못 하죠?"
"어? 어떻게 알았어요?"
"그냥 좀 보면 알죠."
그 영업사원은 영 신기해하는 눈빛이었지만 내겐 그렇지도 않았다. 사람이 살다보니 어렸을 적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접한 사람들의 정보가 쌓이다 보니 '수영을 못 할 것 같은 사람'처럼 사는데 별 도움 안 되는 직관력같은게 늘어난 탓이다.
그렇다고 이런 류의 직관력이란 게 정확한 것은 아니다. 다만 내 경우는 다른 사람들보단 조금 더 많이 맞는 편이긴 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역시 과학적이라거나 객관적인 증명을 거치지 않은 바에야 그 확률의 차이란 것은 무시해도 그만일 것이다.
그런데 또 살다보면 이 설득력없고 근거없는 직관력이란 것에 자니치게 의존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근거없는 직관'과 '무모한 믿음'이 뒤섞이면 알다시피 '편견'이 된다. 내가 아는 어느 유학파 교수님이 당당하게 피부색으로 지능지수의 우열을 가리고, 그 지능지수의 수치가 사회성의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는 것을 당당하게 설파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도 간혹 언제 한번 운이 닿으면 그 교수 양반하고 고스톱 한번 쳐야 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나도 막 치는 편이지만 직관을 가장한 편견을 가진 사람의 돈쯤은 충분히 따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