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협상, 한미 FTA에 대한 단상들...
오바마가 미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유력 후보로 등장하고 있다. 그런 그가 한미FTA협상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어떤 정신나간 인간들은 그것이 바로 우리가 협상을 잘한 증거라며 소고기를 조속히 수입하고 한미FTA비준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이 주장은 단 한개도 맞는 구석이 없는 멍멍이 짖는 소리다.
먼저 한미 FTA협상이 다자간 협상이 아니라 양국간 협상이란 점을 간과하고 있다. 즉 우리가 비준한다고 해서 협정이 발효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미국이 모두 비준을 마쳐야만 실효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현재 미국 정계는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그런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가 협정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과연 미국에서 비준이 이루어질까? 거의 가능성없다는 데 한 표 건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혼자 몸달아서 소고기 수입하고 비준해놓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도 더 멍청하고 열악한 조건으로 소고기 수입하면서 협정은 무산될 확률이 더 높다. 그런데 왜 우리 혼자 지랄을 떨아야 하는가? 이건 협상의 기초조차 모르는 인간들이나 하는 짓이다. 그런 멍청한 짓거리를 명바기와 그 측근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그렇게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한미 FTA협정은 과연 잘 된 협정인가? 일단 자동차 몇 대 더 팔아먹자고 국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지도 모를 소고기를 수입하겠다는 것만 놓고 봐도 잘한 짓은 아니다만 그건 뒤로 미루고 한미 FTA협정 하나만 놓고 이야기 해보자. 내가 늘 이 협정과 관련하여 말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지적하는 부분이 있다.
그건 바로 한미 FTA협정을 평가하는 시선이 지나치게 경제라는 부문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한미 FTA협정이 그 자체로 큰 문제가 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이 협정엔 기업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들은 담겨있을지 모르지만 그 외의 모든 부분은 완전히 무시되었다. 즉 국가가 책임져야할 빈곤이나 환경,공공의료 서비스같은 중요한 문제들이 기업들의 이윤 창출때문에 무시된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 사는 1%의 상위 부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인간들에겐 빈곤과 환경, 공공의료 서비스의 문제가 훨씬 더 절실하다.
노무현 정권 당시에도 내가 한미 FTA를 반대했던 가장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노무현 정권이 공공의료 서비스같은 부분을 무너뜨릴 생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협정엔 한 순간에 그것을 무너뜨릴 수 있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기 �문이다.
물론 요즘 명바기나 그 똘마니들이 하는 짓거리를 보고 있으면 반대할 필요조차 없었던 것이다. 굳이 한미 FTA 협정 아니더라도 명바기나 그 똘마니들은 전기와 수도, 의료같은 공공서비스들을 민영화하려고 들기 때문이다. 아마도 명바기 임기말 쯤 되면 전라도나 경상도의 어느 재정자립도낮은 시골동네에선 전기료내지 못해 촛불켜서 책을 읽고, 땔나무 때서 난방하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미국의 LA에서도 일어난 일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