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racism

람보르기니와 공공성

The Skeptic 2008. 8. 15. 16:59
"오일교체 위해 1만km…람보르기니 논란"

아랍의 한 부호가 단순한 오일 교체를 위해 영국까지 자신의 차를 보내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BBC는 "아랍의 한 부호가 자신의 람보르기니를 카타르에서 약 1만Km 떨어진 런던에 자동차를 보냈다."며 "이에 대해 환경단체가 분노하고 있다."고 지난 31일 보도했다.

(중략하시고~~~)

이 일이 알려지자 영국 환경보호단체 '지구의 벗'(Friends of Earth)측은 "람보르기니를 운전할 때 나오는 매연만으로도 충분히 환경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단지 차 점검을 위해 그 먼 거리를 비행했다는 것은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분노했다.

이에 대해 영국 람보르기니 클럽의 데이비드 프라이스는 "환경단체가 과잉반응을 보인다."고 반박했다. 그는 "환경보호와 이번 일이 무슨 관련이 있느냐."며 "람보르기니를 보내고 말고는 차 주인의 일이지 우리가 신경 쓸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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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동네에도 웬 젊은 놈 하나가 모는 람보르기니가 한 대 있다. 람보르기니가 보기 드문 차여서 눈에 띄는 것은 아니고 그 차주인 놈이 참 희안한 짓거리를 해서 눈에 띈다. 그 차가 보이는 시간은 저녁 9시에서 10시정도 사이다. 그 시간에 근처에서 친구 만나는 일이 잦아서 자주 보는데 재미있는 것은 그 시간에 차를 끌고 나와서 동네를 뱅글뱅글 돈다는 거다. 어린 넘이 차자랑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아랍의 부호란 넘도 보아하니 차자랑, 아니 돈지랄하는 걸 자랑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게다. 영국 람보르기니 클럽의 데이비드 머시기도 똑같은 말을 하고 있다. 정말로 아무 관련도 없을까?

자본주의가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한 이후로 우린 '개인의 자유와 권리'의 엄청난 신장을 목격했다. 신과 그 신이 만든 질서를 참칭한 사이비 종교 지도자들이 인간 세상을 지배하던 중세 암흑기의 돌파구로서 자본주의와 개인주의가 공헌한 바는 무척 크다. 그러나 그 뒷쪽으로 서서히 쌓여가기 시작한 '공공성에 대한 무책임'은 보지 못 했고, 그것이 엄청난 문제를 야기하는 지금도 사람들은 그에 대해 별 감흥이 없어 보인다.

<"람보르기니를 운전할 때 나오는 매연만으로도 충분히 환경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단지 차 점검을 위해 그 먼 거리를 비행했다는 것은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 라는 발언을 과민반응으로 볼 수 있을까? 난 아니라고 본다.

'부자가 천국에 가기란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요즘은 부자가 자기 돈을 자기 마음대로 쓰는 것에 대해서 왈가왈부하긴 힘든 세상이다. 그러나 옛 어르신들이 이르시길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고 했다. 돈을 제대로 쓰는 것도 중요하다는 어르신들의 가르침인 셈이다. 대저 수준높은 '사치'와 '허영'이 보기 드문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품격높은 사치와 허영이 없는 것도 아니다.

품격있는 사치는 결국 개인의 자유와 '공공성'을 조화시킬 수 있을 때 발휘된다. 때문에 교육이 참 중요하다. 문제는 경쟁만능,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그 어떤 것도 용납된다는 구조에선 그런 교육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