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돈을 버는 이유...

The Skeptic 2008. 10. 22. 00:41

난 돈을 번다. 남들 보기에 아주 그럴싸해 보이는 직종은 아니지만 그래도 벌고 있다.

그런데 누군가가 '돈을 왜 버는가?'라고 질문하면 딱히 할 말이 없다.

먹여 살릴 처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단기간에 그런 상황이 벌어질 것 같지도 않다.

(예전엔 '그런 일은 없다'라고 말했겠지만 이 즈음의 난 '그럴 수도 있다'라고 생각한다는 차이는 있지만)

 

그런데도 난 돈을 벌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서야 이 돈을 버는 행위에 대한 몇 가지 이유들을 파악하게 되었다.

 

1. 남보기에 괜찮다. 나이들어서도 노는 건 난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남들, 특히 일가친척들이 싫어한다. 그리고 그들의 무언의 압력은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2. 남들이 인정해준다. 앞서 말한 이유처럼 푼 돈이라도 벌고 있으면 대접이 달라진다.

 

3. 남들이 놀아준다. 자고로 격떨어지는 인간들하고 놀지 않으려는 것이 대가리큰 인간들의 생각이다. 아이들은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4. 집을 하나 사야 한다. 그것도 단독주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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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놓고 보니 내가 진실로 돈이 필요하고 그래서 힘써 벌어야만 하는 이유는 마지막 것 하나뿐이다.

물론 지금 벌이로야 그것 하나 이루는 것조차 벅차지만. 만약...

내가 마지막 사항을 이루고 난다면 왜 다시 돈을 벌어야 하는 걸까?

그 집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째 좀 거시기하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