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늘 시궁창

고양이에게 생선을~~~!

The Skeptic 2009. 2. 25. 02:25

<대교협 "고대 입시 큰문제 없다">

 

자고로 무슨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감시의 역할은 매우 크다. 실수이든 고의이든 사람이 하는 일엔 늘 잘못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잘못을 미리 예방하거나 혹은 사후에 상벌을 내리거나 교정을 하는데 있어서 감시의 역할은 매우 크다. 때문에 이 중요한 일은 늘상 일을 진행하는 당사자가 아닌 제 삼자에게 맡기는 것이 상식이다.

 

이번 입시에서 고려대가 일반인들로선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상황을 연출했다. - 혹자는 입시는 대학자율아니냐고 우길지 모르지만 자율과 공정성을 구분해낼 줄 아는 기본 상식이 있다면 그런 소리 못 한다 - 문제는 이 이해불가한 상황이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고교등급제'를 대입시키면 너무 딱 들어맞아 버린다는데 있다. 이게 왜 문제가 될까? 입시란 공정한 기회를 그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고교등급제란 그 자체로 매우 문제가 있는 제도다. 물론 현실적으로 시골과 도시, 강남과 강북 고등학교간엔 현실적인 학력차이란 것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 차이가 단순히 학생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는가에 대한 차이라면 문제가 아닐 터이지만 알다시피 그 학력차이는 부모들의 경제력의 차이와 일치하며, 최근 들어 많은 통계들과 추적조사들을 통해 부모의 경제력 차이가 곧 자식들의 학력차이와 직결된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게다가 이 학력차이는 입시 차이로 나타나고 학벌과 학연이 사회의 너무 많은 부분을 지배하고 있는 대한민국같은 나라에선 한 인간의 일생까지도 좌지우지할 수 있을 정도다. 결국 부모의 경제력 차이에서 기인한 나비의 팔랑거림이 자식들의 일생까지도 규정해버리는 북경의 황사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 정도 수준으로 넘어가면 이건 차이가 아니라 "차별"의 수준이다. 입시에서 고교등급제를 인정하는 행위는 바로 그 "차별"을 용인하는 행위다.

 

한 나라가 최소한의 수준에서 평등이란 것을 보장해주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 분야는 바로 교육과 의료분야여야 할 것이다. 누구라도 열심히 공부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상식적인 믿음을 저버리는 사회는 사실상 새로운 계급사회로 향해 가는 반문명의 첫 걸음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걸 지금 대한민국의 저명한 사학이라고 할, 자칭 민족 고대라고 자부하는 바로 그 고려대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데 그걸 관리감독하라고 정부에서 권한을 내려준 대학교육헙의회에선 고려대의 일방적인 소명만 듣고 '무혐의'라고 한다. 각급 사립대학교의 총장들의 모임에서 특정 사립대학교의 비리나 의혹문제를 감시한다는 건 아직은 무리한 요구다. 대한민국이란 나라 질적인 면에서 따지자면 민주주의 국가되려면 아직도 한참 멀었다. 이제 갓 군부독재에서 벗어난 수준일 뿐이다.

 

그러니 대한민국 사람들이여 이탈리아, 그리고 그 나라의 꼴통 베를루스코니 총리 욕하지 마라. 그 나라랑 우리 나라랑 그다지 크게 다를 것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