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과 방법을 공개하라.
이번 평가결과가 공공기관의 책임경영을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반론도 적지 않다. 반론은 평가 원칙과 잣대 때문에 제기된다. 이번 기관장 평가기준은 기관별 고유과제와 공통과제에 각각 50%의 가중치를 두고 산출했다.
고유과제는 기관의 핵심사업의 애초 계획, 계획 이행도 등이 주된 평가대상이 됐고 공통과제는 민영화와 통폐합, 기능조정 등 정부가 추진해온 선진화작업과 인력조정, 보수조정, 노사관계, 청년인턴 채용 등 경영효율화 과제가 주를 이뤘다.
고유과제에 대해선 기관별로 사업내용과 환경이 다른데 계량화에 따른 단순 비교가 가능한지를 놓고 논란이 될 수 있고 공통과제는 정부의 정책과제에 대한 순응도를 본 게 아니냐는 반론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해임 건의된 4곳도 고유 및 공통과제 모두 성적이 나빴지만 선진화 노력에 대한 평가가 더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진흥회의 경우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했던 정원 감축을 하지 않았다고 평가단은 설명했다.
기관장 평가단장인 이만우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평가 지표와 체계에 따라 중립적으로 평가했다"이라며 "상대적으로 작은 기관이라고 해서 불이익을 받은 곳은 없다"고 설명했다.
-------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 가지 밖에 없다.
"평가 지표와 체계에 따라 중립적으로 평가했다"
그렇다면 그 평가 지표와 체계가 어떤 것인지 공개하면 된다. 평가 지표란 것이 어떤 것을 근거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면 중립적이라는 평가는 스스로에 대한 자화자찬에 불과할 테니까. 그리고 스스로 '중립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이 있다면 공개하지 못할 이유도 없을 테니 말이다.
자료 공개를 기대하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내 입장에선...
<민영화와 통폐합, 기능조정>(이라고 쓰고 '구조조정'이라고 읽는다)이 선진화이며 <인력조정, 보수조정, 노사관계, 청년인턴 채용>(라고 쓰고 '임금삭감을 통한 비용절감' 혹은 '착시현상에 의한 이윤증대'라고 읽는다)이 경영효율화란 주장에 동의할 수 없기 때문에 과연 그것들에 대한 평가 지표를 어떤 과정과 기준을 통해 산출해냈는지가 매우 궁금하다.
어서 공개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