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까지 말할 수 있는 거야?
올만에 아는 동기, 후배들이 모였었다.
별다르게 모임을 주선할 것도 없이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뭐하냐? -> 응? 나 *** 형네 가는데? -> 왜? -> 그냥... -> 글애? 그럼 나도 가마. -> 글애.
라는 포르노만큼이나 단순한 스또리가 몇 번 반복되고 나면 알만한 면상들은 다 모인다.
단 단순한 만큼 시간은 많이 소요되어 모이는데 필요한 시간은 대략 4~5시간정도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도 장점이 있다면 뒤늦게 오는 인간들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주문할 수 있다. 술이나 라면같은...
토요일 오후부터 저녁까지의 시간은 알다시피 온 국민이 예능과 쑈프로의 노예가 되는 시간대다.
근 1년여 동안 티비를 보지 않던 나도 이런 날은 노예가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제시카소녀시대가 컴백하지 않았나?
역시 쑈프로의 피날레 무대는 제시카소녀시대의 차지였다.
처음으로 제시카소녀시대의 춤을 보았고 덧붙여 노래도 들었다. '소원을 말해봐'
"야!"
"왜..."
"넌 소원이 뭐냐?"
"...... 몇 개까지 말해도 되는 건데......"
"...... 됐다."
"......"
그렇다. 나에겐 소원이 넘흐나 많다. 일일이 기억해내기 힘들 정도로...
그래도 꼭 고르라면 로또를 들겠다.
그리고 맘씨좋은 천사라도 있어서 한 개 정도 더 선심써준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떡을 돌릴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겠다.
p.s.
뭐라칼지 모르겠지만 명분보다 생활이 중요하다는 것, 생활에서 밀리기 시작하면 명분따윈 개에게나 주어버릴 수 밖에 없다는 걸 알만한 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과 권력은 인간에게 명분을 내팽개치지 않아도 될만큼의 생활을 보장해주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야 한다는 것 역시 알만한 나이다.
p.s.2.
'World Peace'같은 정말 중요한 소원은 세상에서 가장 알훔다운 미쓰 월드, 혹은 미쓰 유니버스같은 언니들이 빌어줄 테고 나처럼 나이든 오크 아저씨가 비는 것보단 여러 모로 설득력이 있을 것이기에 과감히 패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