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걸?
배트보이든 배트걸이든 어차피 야구 경기에서 늘상 존재해왔던 것이니 뭐라고 하고 싶진 않은데 말이다.
차림새는 좀 거시기하지 않은가? 노출이 심하니 뭐니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배꼽티'이야기이며 배트걸을 선정하는 기준에 대한 이야기다. 제 아무리 프로 야구가 수익성을 기준으로 하는 산업화된 운동이라곤 하지만 그래도 엄연히 심신단련을 주목적으로 하는 스포츠가 그 주된 구성요소 아닌가?
그렇다면 의학적으로 건강에 좋지 않은 것으로 이미 판정이 난 배꼽티를 굳이 배트걸들에게 입혀야 했을까? 게다가 배트걸들의 몸매는 또 어떤가? 하나같이 젖가락들이다. 그런 체형 역시 건강과는 무관하게 단지 시대의 유행때문에 아름답다고 칭송받는 체형이다. 외려 건강의 시각에서 보자면 그런 몸매 역시 권장사항이 아니다.
유럽에선 지나치게 마른 몸매를 한 모델들을 기용함으로서 미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양산할 수 있다며 지나치게 마른 모델들에 대한 규제조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물론 그 과정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게다. 그러나 그런 체형이 아름답다고 칭송받는 세태탓에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의미있는 시도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프로야구판은 거꾸로 가고 있다. 이유는 안다. 그게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쉬운 방법에 매달린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방법들에 대한 고민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런 식으로 자꾸 쉬운 방법, 그러나 잘못된 방법에 매달리지 말고 좀 더 의미있는 방법들을 연구하는 편이 더 건설적이지 않을까?
당장 배트걸을 교체하지 못 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그 배꼽티만은 어떻게 좀 해주었으면 싶다. 제 아무리 돈주고 고용했다곤 해도 고용주로서 피고용인들에게 지켜야할 최소한의 선이란 게 있는 건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안전'이다. 그리고 스포츠 산업판에서 '안전'이란 결국 '건강'아니겠는가?
p.s.
사실은 비슷한 의미에서 치어리더들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한고 싶긴 한데 워낙 주변에서 '남조선의 특유한 응원 문화'라는 의견들이 우세해서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아무튼 난 그거 싫다. 모두 다 한 목소리로 같은 구호와 동작을 이용해서 응원하는 거 말이다. 꼭 누가 먼저 나서지 않으면 응원도 제대로 못 하는 못 난이들 같고, 그러면서 집단적 응원이니 뭐니 떠드는 걸 듣고 있노라면 나서서 할 자신은 없다는 걸 합리화하기 위한 변명처럼 들린다.
내가 이런 소리 떠들었다고 그 분들이 갑자기 실업자가 되거나 하진 않겠지?
이걸 해결하자고 주장하다 보면 또 저게 문제가 된다. 세상 참 복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