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연합은 허구다(2)
십 몇년전까지만 해도 누가 나에게 '남조선의 정치 현실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그것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형태로'라고 물으면 이렇게 답했었다. '민주당이 제 1당하고 민주노동당이 제 2당이 되어서 국회에서 쌈박질하는 것'이라고. 딴나라당같은 극우 정당이 현실 정치에서 힘을 발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가 우선이란 관점이었다. 물론 이 관점이 많이 바뀐 것은 아니다. 극우 파시스트 정당이 제 1당이 되는 현실은 마치 유색인종이 대다수인 나라의 권력을 KKK단이 가지고 있는 것처럼 어색한 일이다. 불행하게도 남조선에선 그것이 현실이지만.
그러나 그 이후 한 가지 결정적인 사건이 벌어졌고 난 내 견해를 수정했다. 바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이었다. 당시 민주당의 중진들 뿐 아니라 추미애를 비롯한 신진 정치인들마저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동의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물론 그 멍청한 시도는 무위로 돌아갔지만 그 사건이 남긴 정치적 교훈은 매우 명확했다. 말만 들으면 민주당은 딴나라당을 반대하는 정당같지만 현실적인 기초는 그들과 전혀 다를 것이 없는 정당이란 사실이었다.
그 사건이후로 민주당은 쏟아비는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열린 우리당과 합당이란 수순을 밟지만 그것은 정치적 반성, 혹은 각성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몸보신용이었을 뿐이다. 결국 그 사건과 그 사건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기간 동안 민주당 출신들이 보여준 행보를 보면서 난 정치적 희망사항을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당시로 견주어 말하자면 '열린 우리당이 제 1당이 되고 민주노동당이 제 2당이 되어 국회에서 쌈박질하는 것'
그 이후 남조선의 정치적 현실도 조금 변했다. 변하지 않은 사실은 여전히 딴나라당은 반민주, 반자본주의적인 극우 정당이며 민주당 역시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반면 달라진 점이라면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적자들인 국민참여당이 출범했고, 창조한국당이 나왔으며 민주노동당은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으로 갈라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정치적 상황에서 맞이하는 첫번째 대규모 선거가 다가온다. 그리고 그 선거를 맞이하는 각 정당들의 입장이 나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보면서 나 역시 정치적 희망을 조금씩 수정하고 있다. '국민참여당이 제 1당이 되고 진보신당이 제 2당이 되어 국회에서 쌈박질하는 것'
P.S.
내 글을 보고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은 많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민주노동당이란 이름으로 존재하던 그 당시부터 내가 보아온 당 내부의 사건 사고들은 민주를 이야기하고, 진보를 말하는 정당에서 일어나선 안 되는 일들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것들은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고들도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