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상인

결정적이지 못한 <외부요인>이라?

The Skeptic 2010. 2. 11. 01:47

"~~~ 최근의 하락세가 외부 요인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니 만큼 시장의 분위기를 뒤집을 정도의 위력은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별 영양가없는 남조선 경제 전문가들이 주가가 하락하거나 하락할 조짐이 자분한 상황에서 항상 입을 맞춰 내뱉는 말이다. 주식 투자를 하고 있던 아니건 간에 이것과 똑같은 이야기 안 들어본 사람은 하나도 없을 거다. 그런데 말이다. <외부 요인에 의한 투자심리 위축>이 별 문제가 안 될 것이라는 판단의 근거가 난 참 궁금하다.

 

적어도 이 말이 사실이기 위해선 남조선 주식시장이 외부 여건, 최근의 리먼 브라더스 사태나 혹은 유럽 몇몇 국가들의 재정건전성 악화로 인한 부도 위험,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나 긴축 정책으로의 경제 기조변화, 미국에서 서서히 진행중인 대대적인 금융시장 재편과 같은 일들에 휘둘리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내수세를 갖추고 있어야 하거나 혹은 이 모든 외부 요인들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남조선의 경제는 거의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논리적으로 통계적으로 타당한 근거가 있어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마음놓고 투자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그 외의 다른 가능성도 있다. 내 판단엔 그리 자랑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남조선 경제가 세계 경제 전부 혹은 일부라도 침체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회복기에도 가장 먼저 수혜를 입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주1) 이게 왜 자랑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냐면 이런 구조는 장기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기 보다 투기꾼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구조이기 때문이다. 투기하기 좋은 구조를 갖고 있는 나라라는 것이 그렇게 자랑스러운 일일까? 적어도 남조선의 경제 전문가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게 아니면 그렇게라도 돈이 들어오는 것이 어딘데 감지덕지하고 살라는 의견일 수도 있다. 후자가 좀 더 정직해 보이지만.

 

그렇다면 앞서 거명한 가능성 들중 어느 것이 좀 더 사실에 부합할까? 먼저 거론한 두 가지 가능성은 사실일 가능성이 거의 전무하다. <수출 몰빵형 경제>야말로 남조선 경제를 특징짓는 단 한 문장이니까. 노무현, 김대중 두 좌빨 대통령조차도 그 함정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을 정도로 말이다. 게다가 죄박이가 대통령이 된 후론 그 경제구조를 고착화시키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 요인'에 좌우되지 않는 국내 주식시장이란 것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상상력은 참으로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남는 가능성의 후자다. 그런데 이 가능성이 진정한 가능성이 되기 위해선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세계 금융 위기, 세계 경제 위기가 최악의 상황을 지났고 급격하게든 완만하게든 회복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확신이 그 하나고. 두번째는 최근 몇 년 사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는 경제위기의 본질이 사실상 경제 그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전 세계의 보수주의 경제학자들이 그리 찬양해 마지 않았던 이른바 선진금융 시스템때문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이 결함많은 금융 시스템을 완만하게라도 뜯어 고치려는 노력을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나아가 과잉소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현 경제체제 역시 <절대로 바뀌어선 안된다.> 

 

물론 내가 보기엔 이 전제조건들은 이루어질 확률이 더 높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극단적인 상황에 놓이지 않는 이상 절대로 바뀌지 않는 존재들이니까. 그리고 그런 상황이 지속되면 사람들은 외부 요인이 그리 결정적이지 못하다는 말을 믿게 될 것이다. 현실이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주1)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할 근거는 별로 없다고 보지만 안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을 본 기억이 없는 관계로 남조선의 경제 전문가들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렇게 믿고 있다고 판단되어서 그냥 인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