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츄어리즘

또 너무 열들 내신다.

The Skeptic 2010. 2. 18. 02:24

"비인기 종목의 설움"

 

세상은 참 재미있다. '비인기**'라며 홀대받는 분야가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또 세상을 돌아보면 또 기꺼이 그 비인기 분야에서 일해보겠다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별 흥미는 없었는데 하다 보니 재미있더라는 반 수동적인 입장들도 있을 테지만 아무튼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어떤 초딩수준의 인지능력을 자랑하는 이들이 '금메달따면 연금주니까 하는 거지'라는 멍청한 소리를 해대기도 한다. 사실 이런 인간들을 접할 때면 어처구니가 없다 못해 아예 상대하기가 귀찮아진다. 입에 단내가 나도록 노력한 이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지적은 사실 이들에겐 아무런 감흥도 못 준다. 좀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른바 '비인기 종목'은 세간의 관심사가 못 되니 지원이나 시설도 열악하고(주1) 은퇴 이후에 마땅한 진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그 종목이 전 세계적으로 비인기 종목인 것도 아니다. 이처럼 현재도 미래도 열악하기만한 종목에 목숨을 거는 이유가 상한가 100만원짜리 연금 때문이라고? 가히 초딩이 아니면 생각해내기 힘든 수준의 발상이다.

 

또 한 편으론 비인기 종목에서 금메달이라도 따면 지원이 어쩌고 저쩌고 하며 일제히 나발을 불어대는 사람들도 우습기는 매한가지다. 물론 인기와 비인기를 떠나 기본적인 수준의 지원은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세상일 것이다. 왜? 소수일지라도 분명히 누군가는 그것에 목숨을 걸 테고 무언가를 이루던 실패하던 시도해볼 수 있는 기초는 마련해주어야 하니까. 그렇지만 관심이 안 가는 것은 안 가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갑자기 지대한 관심을 기울여야만 한다고 떠드는 것도 참 못 들어줄 설레발이다. 60~70년대도 아니고 아직도 그런 국가파쇼 개발독재 새마을 운동같은 소리를 해대는지.

 

남조선에서 살다 보면 수없이 많은 왝더독 현상을 목격하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가장 생생하게 그리고 일상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바로 '국민이 있고 국가가 있는 것'이란 기초적인 상식이 본말이 전도된 형태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마친 남조선이란 나라는 국가가 먼저 생기고 국민들이 나중에 주민증에 빨간 도장찍고 국민으로서 허가받으며 성립된 나라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게 사실이면 국가성립에 관한한 세계 최초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주1)

시설이나 지원이란 부분에서 보자면 남조선의 모든 스포츠는 사실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남조선에서 꽤나 인기있다는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대구나 광주 구장을 보라.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02 월드컵을 기점으로 축구장 시설이 좋아졌고 1,2회 WBC를 거치면서 야구계에도 지원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메달도 땄고 평창이 동계 올림픽 유치에 목숨을 걸고 있으니 분명히 지원책이 나올 거다. 특히나 쉰소리 잘 하기로 유명한 인간이 대통령질하고 있지 않나. 중요한 건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믿을 만한 것이 거의 없다는 점이랄까.

 

물론 열악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과를 내고 그 덕에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이 제대로 된 순서는 아니다. 그 역순이 정상이다. 그런데 사실 그 순서를 제대로 지키면 또 사람들은 남조선의 기본상식이라 할 '선택과 집중'에서 어긋난 행동으로 세금 축 낸다고 난리들을 피울 거다. 재미있는 건 그 난리피울 인간들을 '선택과 집중'의 차원에서 평가해 보자면 선택은 커녕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버려질 인간들이 대부분이란 사실을 그 인간들은 모른다. 그다지 크게 안타깝진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