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
밥 딜런.
밥 형님이 내한공연을 하신단다. 솔직히 말하면 난 밥 형님의 노래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평소에도 거의 듣지 않는다. 심지어 왜 밥형님이 그렇게나 유명한지 아직도 이해를 못 하는 인간이기도 하다. 하긴 예전부터 내 취향이 Folk쪽하곤 거리가 꽤나 있었다. 한때 남조선의 음악계를 풍미했던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의 트윈 폴리오 조차도 그리 마음에 들진 않았었다. 그렇다고 이런 취향이 태어나면서부터 갖게된 건 아니었다.
당시엔 남조선 팝음악의 지평이란 게 그다지 넓지 않았고, 이제 갓 코찔찔이를 벗어난 어리버리에겐 라디오보다는 TV가 익숙한 매체였고, 알다시피 그 시절의 TV란 건 거를 거 다 거르고 안 걸러도 될 것도 다 뺀 이른바 따귀빼고 기름뺀 설렁탕같은 것이라 사실 정보랄 것조차 없었다. 모든 록과 팝음악의 기본이라할 블루스와 소울을 풍기문란이라고 몰아 세우던 시절의 TV였으니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아무튼 그런 이유들로 내게 Folk란 그저 밍숭맹숭라고 무색무미무취하고 특징없는 음악. 남자나 여자나 할 것 없이 그저 통기타 하나들고 나와서 예쁘게 노래부는 것이 목표인 음악처럼 각인되어 버렸다. 그 이후에 Folk가 결코 그런 음악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 땐 이미 내가 라디오를 알아버렸고 펑크와 하드락을 접해버린 뒤였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보자면 내게 Folk란 시대적 상황때문에 버림받은 불쌍한 음악장르중의 하나다.
그런데 얼마전에 벅스에서 아이쇼핑을 하다가 배철수 두목께서 선정하셨다는 100대 명반에 밥 형님의 음반이 소개되어 있는 걸 발견했다. 그리고 다른 건 몰라도 밥 형님에 대한 배철수 두목의 평엔 100% 동감했다. 특히 끝에서 두번째 문장은 200%, 아니 그 이상 공감할 수 밖에 없다.
“사실 이런 대가의 음악엔 평을 하기가 참 어렵다. 잘못 까대다간 음악계에서 개념 없는 인간으로 찍힐 수 있기 때문. 전 세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아티스트. 우리 FOLK가수들도 마찬가지. 심지어 나 같은 놈도 영향을 깊게 받았으니 두말하면 잔소리. 가창력이 떨어지는 가수들에게 심어준 긍정적인 효과는 정말 엄청나다. 거두절미하고 이분을 MODERN FOLK의 아버지라고 불러드리자.”
그렇다. 가창력떨어진다고 좌절하는 많은 음악 지망생들이여 포기하지 마시라. 밥 형님도 노래를 하셨고 거장의 반열에 오르시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