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먹고 바람똥

닭과 닭알

The Skeptic 2010. 6. 4. 15:17

닭과 닭알

 

생물학에선 닭알이 먼저라고 한다. 그러나 이 물음을 사회학으로 돌리면 당연히 닭이 먼저다. 물론 이 물음과 답은 종교 특히 신이 천지를 창조하였다는 천지창조설을 주장하는 종교쪽에서 보자면 또 틀린, 혹은 의미없는 이야기기도 하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인간은 특정한 사회에서 태어나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특정한 사회는 여타 다른 사회와는 다른 특성을 갖게 마련이고 그 곳에서 태어난 아이는 일단 그 사회의 특성을 먼저 받아들이게 마련이다. 심지어 육아라는 면에서 봐도 어린 아이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모이고 그 부모의 생활습관과 버릇인 것처럼.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한 이가 검찰에 소환당했단다. 명예훼손이란다. 사실 따지고 들면 이것도 좀 이상하긴 하다. 군의 입장에선 좌초와 피격 중 어느 쪽을 주장해도 결국 명예훼손아닌가? 물론 명예훼손이란 건 사실이 아닌 것을 주장했을 때 적용되는 것이니 법리적으론 문제가 없다. 그래도 역시 이상하긴 마찬가지다. 불행중 다행이라면 '국가보안법'으로 걸고 넘어진게 아니라는 정도일까? 

 

개인적으로 판단하자면 좌초설을 주장하든 외계인 침략설을 주장하든 그걸 법적으로 걸고 넘어질 문제는 아닌 것 같다. 하나의 사건, 설혹 그 사건의 자초지종이 이미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수긍 못하는 이들이 존재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특히 이번 건같은 경우는 더욱 그렇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당국의 발표를 신뢰한다는 사람들이 72%에 머문다고 한다. 국방장관은 곤혹스럽다고 말한다. 그런데 사실 그럴만 했다. 없다던 TOD영상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사실이 증명되기도 전에 국방장관 스스로 '보복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사건의 발발 이후부터 정부와 군당국이 보여준 태도는 신뢰성 면에서 문제가 많았다. 

 

어차피 민주주의 국가에선 그런 건 당연한 일이다. 그냥 내버려 둬도 결국 가장 설득력있는 견해(주의할 건 옳고 그르고와는 큰 상관없다)가 다수를 점하게 마련이고 그 견해에 따라 굴러가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게 또 여타 다른 사회체제에 비해 민주주의의 우월한 점이기도 하다. 그러니 제발 그냥 말 좀 하게 내버려 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