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상인

이건 싸우자는 거군.

The Skeptic 2010. 8. 9. 00:44

경제팀 유임, 외교, 국방, 국토 유임. 경찰청장은 서울 경찰청장 승진 발령. 

 

사람들은 40대 총리라는 이슈에 관심을 보이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정운찬의 사례를 보자. 퇴임사에서 정권의 지나친 보수화를 막았다고 했지만 그건 낯간지럽게도 스스로에게 하는 공치사일 뿐, 사실상 한 일은 하나도 없다. 누가 총리가 되든 그저 바짓 저고리에 불과할 뿐이란 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오히려 중요한 건 유임된 이들과 승진발령된 경찰청장이다. 

 

외교, 국방, 국토부 장관이 유임된 건 조금 의외다. 그러나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이들이 현재 남한에서 가장 무능하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말을 뒤집어 해석하면 죄박이가 시키는 대로 열심히 돌격대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말 잘 듣는 개는 복날에도 무사한 법이다. 불행한 일이라면 이들이 드는 명령이란 게 국민들의 명령이 아니라 독재자 죄박이의 명령이란 거다. 

 

그런데 경제팀이 거의 유임된 건 사실 쇼킹한 사건이다. 안 그래도 청와대엔 '자신이 고환율 정책을 유지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전무후무한 실적을 낼 수 있었다'라는 환투기꾼이나 할 수 있는 발언을 자랑스럽게 씨부린 강만수와 그 똘마니들이 포진하고 있으며, 재경부엔 별 실권없는 윤증현이와 말 잘 듣는 개들이 깔려 있으며, 심지어 민간인 사찰을 일삼던 인맥라인이 뒤를 봐준 덕에 KB금융을 통째 삼킨 성장 제일주의자 어윤대(KB금융 각오해라. 그 인간이 고대총장 시절 해놓은 짓거리를 상기해 볼때 상식이란 걸 기대하면 안 된다) 도 있다. 물론 이런 식의 관치금융에 KB금융만 해당되는 건 아닐 거다. 

 

말하자면 현 정권의 가장 큰 실패작이야말로 바로 청와대를 비룻한 재경부, 즉 경제팀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부동산 침체도 현 경제팀이 예전부터 드러난 각종 경제적 징후들을 간단하게 무시했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들이다. 게다가 그나마 지금 이 수준이라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비록 고용 안정이란 중요한 측면을 무시하긴 했지만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거시적인 경제를 상당히 잘 다듬어 두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게 얼마나 대단한 업적인가 하면 촛불집회 당시부터 대국민 사기극의 1인자였던 죄박이가 3년이 넘도록 말아먹지 못했을 정도다. 그러나 아직 임기는 많이 남았다. 기회는 충분하고도 넘친다. 

 

게다가 이번 개각을 평가하자면 버릴 건 과감히 버리고 집중할 것만 집중해서 남은 임기동안 밀어 붙이겠다는 발상이 한 눈에 보인다. 그런 상황에서 경제팀이 그대로 유임되었다. 2년? 충분하다. 심지어 공공성을 강조하는 경찰 조직에 사기업에나 유용한 실적주의라는 것을 억지로 꿰맞추어 사상 최초로 현직 경찰서장의 반발을 불러온 서울경찰청장이 경찰청장으로 승진발령되었다. 반대하는 이들의 입을 공권력을 동원해 틀어 막겠다는 심산인 거다. 

 

갈 데까지 가보자는 말이다. 그런 인간이 일요일 날 교회가서 사람들이 싸우지 않고 화목하게 살게 해 주세요라는 개구라를 늘어놓았다는 게 가증스럽다. 대체 대한민국의 기독교인들은 저렇게 대놓고 신성모독을 행하는 인간을 왜 벌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