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애들은 착하다.
"대저 인류의 역사란 늙은 것들이 젊은 것들 등처먹은 기록이다"
누가 한 말 아니다. 내가 한 말이다. 나라가 개차반이 나도 늙은 것들은 그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나중에 그 똥치우는 건 젊은 것들이다. 그렇게 젊은 시절을 보내고 또 늙으면 똥싸놓고 젊은 것들더러 치우라고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역사는 다람쥐 쳇바퀴돌리듯 반복되는 거다.
나도 나이가 들어간다. 늙다리가 되어가는 것이다. 한 여름 더위조차 이기지 못하고 열사병으로 숟가락을 놓게될 나이즈음이 되면 나도 내 똥 제대로 치우지 못할지 모른다. 세상은 그런 것까지 타박하진 않는다. 그건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니까. 그래도 그 상태가 되기 전까진 적어도 내 똥은 내가 치우며 살고 싶다.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귀찮다고 생각치 말고, 나이가 완장이라 생각치만 않으면 된다. 그리고 그 전에 최소한의 염치라는 것만 있으면 된다.
TV를 안 본지 어언 3년정도 되어간다. 사실 볼 필요없다. 인터넷 붙들고 살면 TV에서 어떤 방송을 했는지 다 알 수 있으니까. 오늘 모 프로그램(강조하지만 난 TV 안 본다. 특히 남자들 득시글거리는 건 더 안 본다)에 이하늘이가 나왔다. 어느 여고에 가서 체육 시간 선생님 활동을 하고 왔는데 명령자들이 체육이 아니라 Bounce 댄스를 가르치라고 해서 민망함을 무릅쓰고 했는데 여고생들이 따라 해서 되려 이하늘이가 더 놀랬다고 한다.
솔직히 말해서 갸들이 나이가 조금만 더 들었더라도 그걸 그렇게 쉽게 따라하진 않았을 거다. 어리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어 보이기도 하고 게다가 어쨌든 1일 선생님이 아닌가. 애들이 그렇다. 그렇게 착하고 순진한 애들이다. 걔들도 나이가 들면 세상의 때가 묻을 것이고 악다구니 아줌마가 될 것이란 쉰 소리는 하지 마라. 애들이 그렇게 되는 건 다 그런 소리를 지껄이는 못난 늙은 이들이 세상을 제대로 만들어 놓지 못해서 그런 거다.
착하고 순진한 사람들이 법없이도 살 수 있는 세상.
다른 게 천국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