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츄어리즘

김연아와 오서

The Skeptic 2010. 8. 28. 02:37

김연아 - 브라이언 오서

 

결별했단다. 그런데 결별이란 표현이 적당한지는 모르겠다. 개인으로 참가하는 단일 경기종목의 경우 선수와 코치가 바뀌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다. 선수와 코치 사이가 아무 문제도 없어도 각자가 원하는 목적이 달라지는 경우에도 헤어질 수 있다. 팀 경기의 경우와는 많이 다르다. 사람 머릿수가 많아지면 그만큼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코칭스탭의 교체 역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결별이란 단어는 그런 관계에 비해서 매우 감정적인 느낌을 주는 단어다.

 

오서 코치가 무슨 발언을 하든 김연아쪽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든 이건 일상적인 일이고 결별이란 감정적인 단어보다는 그저 '교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 일이다. 하물며 오서 코치와 김연아 쪽 사이에 어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서 법적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도 오서 코치는 '인격적 모독'의 일이고 김연아 쪽에선 '무고죄' 수준의 일이다. 이런 수준의 일은 그다지 큰 일도 아니다.  

 

단지 세계 피겨계에서 모두 주목을 하는 선수에게 일어난 일이란 점때문에 언론에서 일을 좀 크게 만들어서 특종을 잡아 보겠다고 덤벼드는 인상이 짙다. 왜? 현재까지 언론에서 이리저리 들쑤셔서 이슈를 만들어낸 것이 고작 '인격모독', '무고' 수준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슈는 잘만 터트리면 대단한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결과에 따라선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결론도 가능하고 무엇보다 일을 벌인 이들은 이러나 저러나 아무런 손해도 안 입게 되는, 일명 '꽃놀이패'기 때문이다. 

 

이해관계가 틀어졌을 수도 있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그리고 결별, 이별, 교체. 제 아무리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해도 이런 단어가 들어가는 결과가 그렇게 썩 아름다울 수는 없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왜 한 쪽이 죽거나 혹은 둘 다 죽는 일인지 아나? 둘 다 살아서 아름답게 헤어지는 일이란 게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헤어진다'라고 의미로 통칭되는 모든 일이 이럴진대 뭐 새삼스레 설레발들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