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상인

그래도 최고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The Skeptic 2010. 8. 31. 02:13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현직 모든 대통령들중 가장 잘한 대통령을 꼽으라면 난 서슴없이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을 뽑을 거다.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이런 류의 글을 써도 아무런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했던 유이한 두 대통령이었다.

 

이건 생각보다 꽤 큰 성과다. 조현오가 노무현 대통령 당시 고속승진을 했다는 건 이미 청문회 과정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즉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도 조현오같은 인간들은 여전히 경찰 요직에서 활동했으나 쌍용차 사태처럼 공직자가 공평무사함을 방기해 버리는 불학무식한 짓거리를 함부로 할 수 없도록 만든 유무형의 분위기가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비록 적극적으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지는 못 했다고 평가받을 지언정 공직자가 지켜야할 최소한의 상식수준은 강제하는 성과를 보였다. 

 

개인의 자유는 참으로 중요한 것이다. 물론 그 자유를 건네받은 개인들이 함께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개인이란 의미를 망각한 채 자기 멋대로 하는 걸 개인의 자유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개인의 자유가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 기회조차 없었던 인간들에게 주어진 자유란 십중팔구는 그런 식으로 인식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날 이기주의를 개인의 자유라고 주장하는 어처구니들을 넘치도록 만나게 된다. 

 

게다가 군바리 독재자들의 개발독재시절부터 개인의 경제활동에 대한 무한한 자유라는 식의 근본없는 인식이 자본주의적 인간형이란 이름을 참칭하여 등장한 이후로 우리는 이기주의적 개인을 자본주의적 자유에 근거한 개인이란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되었다. 하긴 고전 경제학이 인간을 이기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존재라고 규정할 때부터 자본주의는 길을 잘못 들었지만 말이다. 강조하건데 인간은 이기적일 순 있지만 합리적이진 못 하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인식과 그로 인해 수많은 몰상식을 경험하고 살지만 그래도 여전히 개인의 자유는 소중하다. 특히 진정한 의미의 개인의 자유란 것을 제대로 접해보지 못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회다. 단지 몇 번의 실수때문에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개인의 자유를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은 엘리트주의이자 극우 나찌와 파시스트들의 인종적 우열의식과 그 궤를 같이 하는 인식이다. 

 

다만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런 잘못된 엘리트주의와 그로 인해 비롯된 극우 파시스트들은 개인의 자유란 측면에서 볼 때도 역시 <박멸의  대상>이지 존중의 대상이 아니란 것이다. 개인의 자유를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을 개인의 자유란 시각에소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말이다. 

 

개인적인 각종 불만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한민국 역사를 통틀어 전현직 대통령들중 가장 위대한 대통령을 꼽으라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뽑을 수밖에 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