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먹고 바람똥

신뢰의 객관적 근거

The Skeptic 2010. 9. 26. 01:21

영국 학자와 탈북자의 햇볕정책 공방

 

뭐 내용은 그리 색다를 것 없다. 남한에서도 종종 접하게 되는 이야기니까. 내가 관심을 가지는 건 '탈북자'라는 사람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이 보도된 바는 아니지만 아무튼 보도된 내용만 살펴보면 이 양자의 특성이 잘 드러난다.

 

영국 학자는 드러난 사실에 근거하여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때문에 그다지 크게 반발할 만한 내용은 없다. 미래의 일이다보니 실제로 일어날 수도 아닐수도 있지만 일단 사실에 근거한 논리적 전개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반면 탈북자라는 사람의 주장은 증명불가능한 것들이다. 그의 말에 의거하면 북한 주민들의 강인한 민족주의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북한이 현재 처한 국내외 정치적 상황보다 강력한 추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다.

 

글쎄? 역사적으로 그런 상황이 연출된 경우를 그다지 많이 보지 못해서 솔직히 믿지 못하겠다. 게다가 만약 그런 일이 가능할 정도로 북한 주민들이 주체적이라면 현재 중국에 구걸하는 김정일 정권을 참아준다는 것도 어불성설이 아니겠는가? 

 

물론 경험이란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단지 '어떤 특정한 일을 경험했다'는 사실이 어떤 이에게 권위를 부여할 수 있다는 건 참 초딩스러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경험은 그저 경험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로 이어지고 인식의 함정이 될 뿐이다. 특히 외부 세계로부터 오랫동안 고립된 채 살아온 북한 탈북자들의 경험이란 것이 객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일까? 미안하지만 난 신뢰하지 않는다. 

 

 

p.s.

추석 연휴인데 아침부터 비가 내리더니만 이제 바람도 강해졌다. 

뭐... 그런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