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기본 세상사 모두 그렇듯 야구도 결국 중요한 건 기본이다. 사실 시즌내내 투수진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던 팀이 베어스와 자이언츠다. 그 와중에도 알다시피 베어스는 주전들이 모두 평균이상의 타력을 보여 주었고 자이언츠는 압도적인 클린업트리오의 위력을 뽐냈다. 그러나 또 알다시피 야구에선 못 믿을 것이 타력이라고 했다. 그 단적인 사례가 바로 '잔루'다. 루상에 주자가 나가지만 홈으로 불러들이는데 실패하는 것이다. 농담처럼 '변비야구'라고도 하며 보는 이들을 답답한 희망고문의 늪으로 끌어 들인다. 올 시즌 베어스와 자이언츠가 그런 팀이었다. 준플레이오프 다섯 경기중 이 변비야구를 벗어난 정석 플레이를 제대로 보여준 경기는 첫 경기와 마지막 경기 뿐이었다. 나머지 세 경기중 2번째 3번째 경기는 사실 어느 팀에게 운이 더 따라주었는가 하는 차이밖에 없다. 만약 세번째 경기에서 베어스에게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면 준플레이오프의 승자는 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이었던 경기는 바로 4번째 경기. 사람들은 9회 베어스의 공격에서 시리즈 전체의 향방이 갈렸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보다는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베어스에게 찾아온 수많은 위기들을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만들어준 호수비들 때문이다. 그리고 자이언츠에게 있어서 그 호수비들의 결과는 끔찍한 수준의 잔루였다. 그 많은 찬스에서 안타나 홈런이 아니라 단순한 희생타 하나씩만 터져주었어도 시리즈는 짧게 마감되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와이번스의 강인함이 바로 이런 거다) 아무튼 즌플레이 오프는 끝났다. 이제 베어스 대 라이온즈의 플레이 오프로 넘어간다. - 플레이 오프 시리즈 예상 베어스는 초반에 승부를 봐야만 할 것이다. 컨디션 조절을 잘 한다고 하더라도 근 열흘 이상의 실전 공백이란 건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게다가 올 시즌 라이온즈 타선은 신인들이 많다. 베테랑 박한이를 제외하고 나면 채태인, 박석민이 이제 갓 풀타임 2,3년차들이며 이영욱, 김상수, 조동찬은 사실상 1년차에 가깝다. 시리즈 초반을 지배한다면 의외로 승부는 싱거워질 수 있다. 라이온즈 역시 시리즈 초반 투수진이 얼마나 버텨주는가가 관건이다. 시즌 내내 압도적인 막강함을 자랑한 계투진이지만 단기전에서 투수에게 가해지는 압박감은 시즌 경기와는 사뭇 다르다. '한 점도 내주지 않겠다'는 각오로 던진다면 오히려 자멸할 가능성이 크다. 얼마나 빠르게 정상적인 경기감을 찾는가가 관건이다. 권혁과 정현욱이 관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