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먹고 바람똥

변화에 대한 잡담 - 변화 그 자체

The Skeptic 2010. 10. 28. 16:56

변화에 대한 잡담 - 변화 그 자체

 

일전에 누굴 만났는데 세상이 왜 이렇게 안 변하느냐고 푸념을 늘어놓는 걸 들었다. 별로 길게 말할 만한 자리도 아니었고 그 사람을 잘 알기에 길게 말해봐야 알아 먹지도 못할 것이란 것도 알기에 그냥 웃어 넘겼다. 그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변화란 무엇일까?"

 

특히 사회의 주요한 부분, 정치나 경제적인 부분이 변화한다는 것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민주주의 국가의 원칙에 충실하자면 권력의 담지자인 국민들의 의식의 변화에 의거한다고 대답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럴까? 다수 대중들의 의식이 먼저 변화하고 사회라는 구조가 변하는 걸까? 사회라는 구조가 변화하니까 대중들의 생각이 변하는 걸까? 콕 찔러 답할 수는 없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전자와 같은 변화가능성은 점점 더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익부 빈익빈', '20 대 80 사회', '88만원 세대'같은 비극적인 신조어들이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요즘도 대통령의 죄박이고 국회 제 1당은 딴나라당이다. 게다가 G20을 계기로 한미, 한 EU간의 FTA협정에 박차를 가할 예정인란다. 그리고 알다시피 현재 벌어지는 모든 자유무역 협정은 없는 자들에겐 하등의 도움도 안 되는 것들이다. 심지어 '방식의 정당성따위 생각하지 않고 자기 식구를 챙기는 불학무식한 행위'를 '싸나이다움'인 양 떠드는 남쪽의 어느 지방 구의원 보궐 선거에서 딴나라당께서 압승을 하셨다고 한다. 이게 현재 대한민국 국민들의 선택이다.

 

국민들의 의식 변화로 인해 사회라는 구조가 변할 확률이 대체 얼마나 된다고 봐야 할까? 근거없는 희망같은 건 믿지 않는다. 그보다는 차라리 교회나 절에 가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결국 남는 것은 후자, 사회가 먼저 변화하고 대중들의 생각이 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라는 구조는 저 혼자 스스로 변화할까? 어떤 사회과학자들이나 철학자들이 생태학이 유행하던 시절 비슷한 헛소리를 놔까린 적이 있는데 개구라다. 인간이 개입하지 않는 한 사회는 결코 굴러가지도 변화하지도 않는다. 결국 이게 가능하려면 소수라도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이 권력을 얻어야 하는 거다. 그것도 막강한 권력을 말이다. 

 

물론 우리는 이런 걸 일러 '독재'라고 한다. 그리고 독재의 폐해는 이미 몸소 겪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잘 하는 것이 대한민국 사람들이다. 아! 물론 대다수는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죄박이나 딴나라당을 지지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그러나 그 독재가 일시적이라면 사회라는 구조를 바꾸고 난 다음 조용히 퇴장한다면 어떨까? 물론 그건 가능성의 문제고 여전히 위험하다. 온 국민들의 삶을 걸고 하기엔 너무 위험한 도박이다. 

 

결국 남는 건 국민들이 독재에 버금갈 정도로 오랫동안 권력을 쥐어주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최근의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알 수 있다시피 그런 가능성도 거의 없다. 

 

우린 안 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