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독도
일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상당히 안 좋다. 그런데 난 솔직히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 대지진이 났다. 그 덕에 후쿠시마 원전에선 여전히 방사능이 유출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나라가 지원을 했다. 과거 역사와 그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문제들을 생각한다면 이 정도 지원은 솔직히 놀라운 것이긴 하다. 문제는 그 문제와 독도를 연결시킨다는 점이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반응이 조금 격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것을 기본으로 깔고 있다.
그런데 난 이런 기준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본다. 타국의 인도적 지원과 국경과 영토의 고유한 영유권 문제를 연결시키는 것이 가능하단 말인가? 만약 우리 나라에 큰 자연재해가 났는데 의외로 일본에서 엄청난 지원을 해주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본의 그 인도적인 지원에 감동한 나머지 독도를 양보할 수 있을까? 그건 불가능하다. 그건 그거 이건 이거다.
물론 지나치게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반응은 '이런 상황에서 굳이 그런 일들을 동시에 처리하면서 우리를 자극할 필요가 있는가?'하는 문제제기다.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그리 타당한 견해는 아니다. 잠시 잠잠해졌다가 다시 떠오를 것이 분명한 문제니까 말이다. 말했다시피 일본내 정치집단의 이해관계에 따라 그런 현상은 반복될 거다. 그건 우리의 제어범위가 아니다. 일본의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필요하에 벌이는 일에 끌려다닐 필요가 있을까?
계속 강조하지만 영토 문제에 관한 한 '실효적 지배'라는 조건이 가지는 힘은 막강하다. 예를 들면 '간도 반환 운동'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1900년 초입에 중국과 제국주의 일본이 맺은 간도에 대한 중국의 배타적 권리를 인정한 것이 간도 협약이다. 그 간도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것이 '간도 반환 운동'이다. 비록 100년이 지나 시효가 지났다곤 하지만 여전히 제국주의 일본과 맺은 협약이란 점을 강조하면 아주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그런데 이 '간도 반환 문제'는 이상하게 대한민국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네 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다고 본다. 1) 굳이 중국, 이제는 세계의 2대 강국이 되어버린 중국을 그런 문제로 자극할 필요는 없다. 2) 게다가 이미 100년넘게 중국이 실효적 지배를 행사하고 있다. 3) 반환받는다 하더라도 내륙으론 북한에 가로막혀 있어서 효율적인 관리와 지배가 힘들다. 4) 만약 반환받는다고 하면 그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하는가? 남한? 북한? 뒤로 갈수록 문제는 복잡해진다. 게다가 이건 영토 문제다. 남북한, 중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린다. 그래서 관심을 끌지 못 하는 거다. 그러나 만약 간도가 우리의 실효적 지배하에 있었다면 우리가 이렇게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진 않았을 거다.
여전히 중요한 것은 실효적 지배라는 말이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그런 실효적 지배권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가의 여부다. 말로만 애국심을 외치면서 미국이나 일본, 중국에 대해 저자세로 일관하는 죄박이같은 정치인이나 정치집단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