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차이?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차이?
최근 내가 작성하는 글에선 용어에 대한 엄격한 구분이 사라졌다. 물론 이전에도 그런 것을 열심히 지킨 것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선 더욱 소홀해졌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내가 그런 걸 업으로 삼는 사람이 아닌지라 순간순간 그 구분이 모호하게 느껴진다는 측면이 가장 강하지만 다른 면에서 보자면 '현실적으로' 그런 구분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마치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보수'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난처한 것과 같다. 대한민국에서 스스로 보수주의자임을 자처하는 이들중 진정한 보수주의자가 없기 때문이다. 약자에 대한 배려와 공동체의 안녕을 중시한다는 보수주의의 가치를 제대로 지키고자 노력하면서 스스로를 보수주의자라고 부르는 이들이 존재하는가? 아니 전혀 없다. 심지어 대한민국에선 종교인들마저도 그런 가치를 지키지 않는다. 거의 모든 소수자와 약자들에 대한 배척이란 폐쇄성이 그들의 공통점이고 이건 파시스트들의 특징이지 보수주의자들의 것은 결코 아니니까. 그래서 지금 당장 내가 바라는 것은 이 폐쇄성이 극단적인 형태로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는 방어적인 태도뿐이다. 그런데 사실 그마저도 쉽진 않다.
자본주의자와 신자유주의자에 대한 구분을 하지 않는 것 역시 그런 이유에서다. 대한민국에 진정한 의미의 자본주의자가 존재하는가? 스스로를 '케인즈주의자'라고 자처하는 정운찬 정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역시도 총리시절 노동권과 고용에 대한 측면에서 볼때 신자유주의자와 같은 행보를 보였다. 그렇다면 장하준 교수 정도가 남을 뿐이다. 그 외에 나머지들은 구분이 의미가 없을 지경이다.
몇 번 말한 바가 있지만 난 자본주의의 핵심은 '경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 즈음의 신자유주의자들이 말하는 경쟁과는 다르다. 난 끊임없이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경쟁을 말한다. 그리고 그런 구조를 만들기 위해선 사회안에 약육강식의 질서가 아닌 상호공존이 강조되는 부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때문에 국가권력의 조절 능력과 적극적인 공공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반면 신자유주의자들이 말하는 경쟁은 패자를 완전히 탈락시키고 배제하는 것이 목적이다. 더 이상 출발선상에 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만들어 버리고 그들은 그저 '잉여자원'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신자유주의의 이런 지향은 최종적으로 자본주의 체제의 파국을 부를 것이란 점이다. 자본주의 체제는 기본적으로 초과이윤을 중심으로 굴러간다. 그런데 그 초과이윤을 창출해줄 수많은 인력들이 경제질서에서 탈락해버리면 초과이윤은 지속적으로 그리고 급격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 결과는 더 이상 의미있는 수준의 이윤창출이 불가능한 막대한 자본과 경제질서에서 배제된 절대 다수의 빈민들이다.
물론 그런 결과가 나오도록 자본이 방치할 리는 없다. 그리고 그 이전에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그런 질서가 대중화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하지도 않을 것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심각한 폭력의 대두다. 이미 역사적으로 중명된 것처럼 독점자본과 야합한 정치권력은 충분히 그런 폭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난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