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대연합 - 국민참여당에 대한 입장 차이.
진보대연합 - 국민참여당에 대한 입장 차이.
진보대연합에 대한 이야기가 꽤 강도높은 수준에서 오고가는 것 같다. 서로가 민감해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의사개진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깊은 수준의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니까. 그 사안들 중에서 내가 관심을 갖는 것중 하나는 바로 '국민참여당'에 대한 입장 차이다.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은 국민참여당에 대해 '과거 노무현 정권 시절 벌어진 신자유주의적인 각종 정책에 대한 당 차원의 반성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연대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바가 있다. 당의 이념적 선명성을 위해서라면 이건 분명하고도 좋은 자세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 우리가 논의하는 진보대연합이 선명성 논쟁을 벌이자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만약 그런 논리라면 사실상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과의 합당 역시 불가능할 수 밖에 없다. 이미 그들 스스로가 민주노동당의 북한관에 대해서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음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런 엇박자는 진보대연합을 건설하는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밖에 없다. 일의 순서상 가장 먼저 해결했어야 할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한 상태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진보대연합의 성격 문제다.
"진보대연합이 추구하는 것은 이념정당인가? 아니면 수권정당인가?"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진보대연합이 이념정당이자 수권정당이며 정책정당인 경우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념정당이자 수권정당이 되기엔 그 차이가 심각해 보인다. 두 가지를 양립시키는 것은 매우 힘든데 선거를 생각한다면 여유를 부릴 처지도 아니다. 물론 이념정당과 정책정당의 길을 택한다면 선거나 진보대연합같은 건 큰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이미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당시에 드러났던 불편한 진실을 상기해보자. 노무현 대통령의 대중적 인기를 등에 업고 국회 제 1당이 된 열린우리당에서조차도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았던 시각이 분명히 존재했으며 잘 알다시피 그런 시각을 노정했던 이들은 민주당쪽이었다. 즉 현실 정치판의 가장 유력한 2개의 대중정당이 실은 대중들의 정치적 요구와 전혀 일치하지 않는 정당들이란 진실.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정치에 대해서 무관심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갖을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가 아닐까?
결국 이 즈음에서 중요한 것은 이념정당이자 정책정당이며 수권정당인 존재다. 그게 가시화되지 않으면 다음 번 선거 역시 딴나라당 대 민주당의 양자 구도로 흘러갈 수 밖에 없다. 시간이 촉박해질수록 유리한 것은 민주당이니까. 그렇다면 민주당이 국민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정책들을 내놓을만한 정당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은 딴나라당이나 민주당이 벌인 최근의 복지논쟁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그들이 내놓은 복지정책이란 것이 결국엔 통합진보정당이었던 시절의 민주노동당의 정책들이었니까.
결국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나 청사진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수권정당이 되려면 대중적인 지지도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조직화된 지지일수록 좋다. 그렇다면 그런 능력은 누가 갖고 있는가. 결국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당시 볼 수 있었던 노란 물결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노무현 대통령은 여전히 의미있는 상징적 존재다. 그런 이들에게 '당차원의 반성'과 같은 조건을 내거는 것은 본심은 어떨지 몰라도 무릎꿇고 들어오라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요구다. 누가 그런 것을 기꺼이 받아 들일 수 있겠는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념정당, 정책정당이 목표라면 그렇게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자세는 진보대연합이란 틀을 수권정당으로 가기 위한 도구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자신들의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한 의도라고 밖엔 볼 수 없다. 물론 아직 시간은 많다. 그러나 진보신당의 목적이 무엇인지 명확해지지 않은 채로 이런 논의가 진행되는 건 어쩌면 시간낭비에 불과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