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미성년자
우리가 미성년자와 성인을 구분하는 것은 사회적 존재로서의 성인이란 자의식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때문에 아직은 사회와 성인들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보다시피 이유 자체가 개인의 특정한 능력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따라서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각 분야에서 성인들을 능가하는 능력과 사회적 성취를 보여주는 이들도 상당히 많다. 그러나 그런 개인적 능력과 사회적 존재로서의 자의식 역시 큰 상관이 없기 때문에 미성년자란 기준 역시 별 무리없이 적용될 수 있다.
물론 미성년자와 성인을 가르는 기준이 매우 기계적이라는 것은 명백한 오류다. 그렇게 된 이유는 성인이란 자격에 대한 기준 자체가 매우 모호하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고도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존재들 굉장히 많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 결국 따지고 보면 '성인'이란 기준은 일정한 시간을 산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강제적 요건인 셈이다. 즉 성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과 교육과 보호가 충분히 주어졌으니 이제부터 각 사회단위에서 성인으로 살아가라는 강제인 셈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현재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미성년자들에게 제공되는 성인이 되기 위한 교육과 보호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 국영수를 잘 하면 성인이 되나? 아무 상관도 없다. 그런데도 모든 교육은 오로지 성적에만 맞추어져 있다. 그런 미흡한 체계를 갖추어 놓고도 변명할 거리조차 제대로 없는 무력하고 비루한 성인 남성들이 고작 한다는 소리가 '군대갔다오면 제대로 된 성인 남자가 된다'는 개구라다. 그게 가능하다면 대관절 군대까지 갖다와서 사람죽이고 사기치고 마누라나 애들 패는 것들은 대관절 뭐란 말인가?
아무튼 그렇다. 우리는 미성년자들의 능력이 아니라 사회적 존재로서의 자의식과 관련해서 그들을 보호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난 그런 기준에 동의한다. 단지 그 연한을 어떻게 규정할 것이고 그 연한 규정을 위해 사회가 어떤 교육과 보호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선 전혀 동의할 만한 것이 없지만 말이다. 즉 원칙적인 차원에서 동의한다는 말이다.
14살 짜리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은 교사가 있단다. 그 아이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말을 했단다. 아이의 부모가 선처를 호소했고 경징계를 받고 다시 교단으로 복귀하게 되었단다.
이런 식으로 원칙도 기준도 없이 되는 대로 마구잡이로 대응할거면 대관절 왜 미성년자와 성인을 구분하는 건가? 난 전혀 동의할 수가 없다. 14살짜리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교단에서 영구퇴출되어야 하고 감방으로 가는 것이 정상이다. 그 이후에 그 아이가 성인이 된 후 결혼을 하고 미래를 책임지든 말든 그건 그 후에 알아서 할 일이다.
도대체 이 나라의 자칭 성인인란 것들의 머릿속엔 대관절 뭐가 들어있는 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