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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밴드 - 결승

The Skeptic 2011. 10. 17. 02:05

탑밴드 - 결승

 

심사위원중의 누군가가 그런 말을 했다. 이 정도 즈음에선 사실 평가라는 게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어쩌면 그의 말이 가장 적절한 것이었을 지도 모를 이유는 톡식 대 포 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너무나 상반된 분위기를 갖고 있는 두 밴드간의 경연. 평가라는 게 큰 의미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연은 경연.

 

그리고 결승답게 두 번의 경연을 통해 평가를 받는 방식. 불행이라면 불행이고 다행이라면 다행일 정확한 평가들이 이어졌다. 톡식에 대한 가장 큰 지적, 커버곡은 곧잘 해내나 창작곡의 수준은 그것만 못 하다. 물론 모든 가수들이 모두 다 직접 노래를 만들고 연주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밴드라는 형식이 가진 분명한 특성이 있다. 밴드라는 음악적 형식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결국 개성일 것이다. 그리고 다른 누구보다도 그 개성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바로 밴드 자신들일 것이다. 때문에 밴드에게 창작곡이란 것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그 밴드의 모든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아직 어린 친구들이다. 그 나이에 그런 음악적 색깔을 갖을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상당한 재능인 것만은 확실하다. 

 

포는 참 난감한 밴드가 되어 버렸다. 애시당초 예선에서부터도 사실상 보컬의 원맨 밴드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경연 도중 베이시스트의 탈퇴로 인해 그런 경향이 너무나 강해져 버렸다. 결승에서 선보인 두 곡 모두 억지로 드럼 파트를 삽입한 편곡을 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그럴리는 전혀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곡 모두 훌륭했지만 말이다. 결승 경연에 선보인 두 곡 모두 아주 매력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포라는 밴드가 같은 라인업을 유지할수 있을 것인가하는 의문은 가시질 않았다. 아무튼 밴드 구성원중 일부의 개성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것이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다. 물론 그 일부의 개성이 그 밴드의 색깔과 개성을 좌우하는 것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말이다. 

 

평가가 무의미하다는 의견에 동감하면서도 굳이 평가를 하자면 난 포를 선택했을 것이다. 아직 갈 길이 많은 밴드들이라는 것을 전제한 채 말하자면 이번 경연만을 놓고 보자면 내 기준에선 분명 포가 톡식보다 나았다. 무난하고 꾸준했던 톡식보다 포의 음악이 더욱 개성적이었다. 

 

시즌 2를 구상중이라고 한다. 벌써부터 어떤 밴드들이 나올지 기대가 된다.

 

오랜만에 본 밴드 보컬로서의 김창완은 너무나 반가웠고 무대에 선 신해철을과 넥스트를 오랜만에 볼 수 있었던 것도 정말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