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늘 시궁창

미제 고기와 관련된 단상

The Skeptic 2011. 12. 22. 14:35

미제 고기와 관련된 단상

 

한미 FTA 협상단의 김종훈이가 또 헛소리를 했단다. 한국 정부가 나서서 미제 고기의 안전성에 대해서 연구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단다. 어처구니없는 건 그건 미국이 할 일이지 우리가 할 일이 아니라는 거다. 팔아 먹겠다는 사람이 그 제품의 성능과 안전성을 먼저 시험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왜 돈내고 사는 사람이 그런 것까지 직접 해야 한단 말인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그런 헛소리를 지껄이는 꼬라지를 보다 보니 문득 그게 남조선이란 나라에선 그리 새로운 일도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최근까지도 꽤 이슈가 되었던 문제중의 하나인데 남조선에선 차량의 결함에 대해서 소비자가 증명을 해야만 한다. 급발진같은 심각한 결함부터 사소한 결함까지 모두 소비자가 결함이라는 것을 증명해야만 한다. 남조선 자가 운전자들을 모두 차량 전문가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거대한 국가적 프로젝트가 있지 않고서야 이런 발상을 하기란 힘들다. 그런데 어쨌거나 지금도 남조선은 그러라고 한다. 남조선 소비자는 봉조차도 안 되는 거다. 

 

하물며 미국이라면 껌뻑 죽는 꼴통 친미주의자를 대통령으로 모시는 정권인데 국민들이 안중에나 들어 오겠는가? 그렇다고 미제고기 사먹을 땐 소비자들더러 알아서 광우병 진단을 하고 먹으라고 말하는 건 좀 심한 것 같고(혹시 모든 국민들을 바이오 분야의 전문가로 만들고자 하는 프로젝트가 있는 건가?)그렇다고 미쿡 형님들더러 그것 좀 하라고 하긴 너무 무례해 보이니 그냥 국가 차원에서 해보자는 겐가? 이게 뭔 병*육*. 

 

이런 게 바로 어메리칸 스타일이란 거다. 국가고 사회고 공동체고 뭐고 다 필요없고 개인들더러 알아서 다 하라는 거다. 물론 누구나 알다시피 그렇게 사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단순하다. 성공해서 돈 많이 벌고 그 돈으로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대신 해줄 사람을 고용하면 된다. 물론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혼자 알아서 해야 한다. 어찌 보면 이것도 대단한 문제거리인데 앞으로 설명한 상황에 비하면 사실 큰 문제도 아니다. 

 

어메리칸 스타일에서 중요한 건 성공이다. 누구나 성공하고 싶은 게 아니라 꼭 성공해야만 한다. 그러려면 결국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그 기회 제공을 위해 많은 분야를 경쟁체제로 만들어야 한다. 의료고 교육이고 복지고 사회적 안전망이고 나발이고 다 필요없는 거다. 그 모든 것은 개인들의 성공을 위한 경쟁체제로 제공되어야 한다. 당연히 그 모든 분야들에서 수준차이라는 것이 발생하게 된다. 한 분야에서 성공해서 돈 많이 번 사람들은 또 다른 분야의 부자가 제공하는 양질의 서비스를 구매하면 된다. 반면 성공하지 못한 이들은 또 다른 분야의 성공하지 못한 이가 제공하는 형편없는 서비스를 제공받으면 된다. 이런 순환관계를 통해 계급적인 차이가 현격하게 별어지는 세상이 구현되는 거다. 그런 사회구조를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국론이 분열되면 안 된다'라는 멍멍이 소리를 지껄이는 건 또 무슨 경우인가? 

 

뭐 아무튼 이게 바로 어메리칸 스타일이다. 개인적으로 무척 싫어하는 스타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