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장질 하니까 좋냐?
완장질 하니까 좋냐?
내가 세상에서 제일 혐오하고 거의 쓰레기 취급하는 인간이 있다면 바로 완장질하는 색희다. 그런 인간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이를테면 전화할 때다. '나 누군데...' 가족이나 친구 혹은 같이 일하는 사람처럼 이름만 들으면 익히 알만한 상황이라면 아무런 문제도 안 된다. 그런데 완장질하는 쓰레기들은 아무 때나 아무 한테나 아무 상황에서나 이런 짓거리를 해댄다. 그리곤 자기를 못 알아보면 성질부린다.
문수야. 완장질하면서 사니까 기분좋냐? 주변 사람들이 도지사님이라고 껌뻑껌뻑 죽어주니까 니가 뭐 대단한 인간이라도 된 것 같지? 그러고 보면 인간이란 게 참 얄팍한 존재야. 주변 상황에 이리저리 휘둘리면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조차 아주 쉽게 망각하니까 말이다. 소싯적에 데모 좀 하셨던 분이시죠. 민중과 함께 하겠다고 노동운동까지 하셨죠?
그런 분이 도지사가 되더니 긴급전화 119로 전화해서 도지사를 못 알아 본다고 성질을 부리셨다더군요. 나도 살면서 119로 몇 번 전화해본 적이 있는데 내가 워낙 미천한 인간이라 그런지 용건이외에 다른 이야기는 별로 할 마음이 안 생깁디다. 그런데 내 상식으론 119 전화해서 통성명 먼저 하자는 인간은 도통 이해가 안 간다. 내가 전화를 받았어도 장난전화라고 생각했을 거다. 도지사로 몇년 살다보니 완장질이 재미있나 보지?
죄박이와 리틀 죄박이 김문수가 똑 닮은 지점이 바로 여기다. 완장질, 자기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타인은 어떨지 혹은 타인의 입장은 어떨지 전혀 모르고 알고자 하지도 않는다. 그런 인간들이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공직자가 되겠다고 떠든다. 쌩 개구라인 이유다. 김문수가 최소한의 상식을 갖춘 인간이라면 '나 도지사인데 당신 누구야?'라는 전화를 그것도 무려 119에 한다는 것이 얼마나 몰상식한 짓거리인지 알 것이다. 그런데 김문수는 그걸 모른다. 타인의 입장에 대해 배려할 줄 아는 능력이 완전히 결핍되어 있는 거다. 이런 류의 인간, 어디서 들어본 기억이 나지 않나? 분명히 들어봤을 거다. '싸이코패스' 맞다. 극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죄의식을 전혀 갖지 않는다는 싸이코 패스의 심리적 특징이다.
나도 나이가 들어서 사실 세상과 사람에 대해서 바라는 게 그렇게 많지 않다. 아니 아직도 바라는 건 많지만 기대를 안 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바라는 게 있다면 말이다. 일반적인 사람들보다도 인식수준이 월등히 떨어지는 인간들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바보짓만은 하지 말자는 거다. 그 인간들이 나서는 걸 좋아하니 그냥 시켜보자는 마음가짐으로 뽑는다는 것 아는데 그래도 좀 가릴 건 가려가며 살자.
P.S.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싸이코패스적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경우도 많다. 왜? 타인의 사정같은 것 전혀 봐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로 제대로 된 사회라면 남의 사정도잘 파악하고 또 배려해줄 줄 아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거다. 그래서 내가 정치 이야기를 하는 거다. 정치는 일반국민들의 선택을 통해 그런 사람들을 정치적으로 성공시킬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분야에선 그런 일을 해내기가 힘들다. 그러니 할 수 있는 분야에서라도 하자는 거고 그래서 정치 이야기를 자꾸만 하는 거다. 남의 사정 같은 건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자기 공명심밖에 모르는 죄박이나 김문수같은 인간들에게 감투같은 것 씌워주지 말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