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주의자가 진보주의자는 아니란 거다.
도덕주의자가 진보주의자는 아니란 거다.
자주 한 말이다. 도덕적으로 깨끗하다는 것과 진보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보수라고 해도 도덕적으로 깨끗한 인물 있을 수 있다. 물론 꼴통 보수나 극우 파시스트중에선 그런 인물이 나올 확률이 극히 적다. 꼴통 보수나 극우 파시스트들에게 중요한 것은 권력에 대한 엄청난 욕망밖에 없다. 그것을 얻기 위한 방법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따라서 도덕은 커녕 상식조차도 부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도덕과 진보/보수같은 구분은 서로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도덕적으로 욕을 먹을 순 있어도 그것이 그가 진보주의자나 보수주의자가 아니라는 증거는 절대로 되지 못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너무나도 당연한 사리분별이 남조선에선 쉽게 받아 들여지지 못 한다는 점이다. 정치에 별 관심없는 대다수 국민들로선 그런 생각을 갖을 수 밖에 없다. 납득하긴 힘들지만 고래로 도덕성에 대한 공격이야말로 정치적으로 대중들에게 가장 잘 먹혔던, 그리고 지금도 가장 잘 먹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건 나쁜 현상이 아니다. 그만큼 도덕성에 대한 대중들의 욕구가 높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것을 구분해야 할 사람들조차도 제대로 구분을 못 해낸다는 점때문이다. 몰상식한 남조선 극우 파시스트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들에 의해 난장판이 된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칭 진보들 사이에서도 이런 류의 인식이 팽배하다는 것은 사실 큰 문제다. 그런데 대관절 왜 그렇게들 생각하는 걸까?
단순하다. 정치의 목적과 방법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 하기 때문이다.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다. 위에서 언급한 도덕성에 대한 공격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이 목적과 방법을 구분하지 못 하거나 혹은 구분할 능력이 안 되는 것이다. 그렇게 무려 박정희부터 노태우까지 무려 30여년간을 도덕성을 무기로 싸워왔다. 그게 관성화되어버린 거다. 진보는 당연히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앞서 말한 것처럼 그게 나쁜 건 아니다. 그런데 이 관성화를 넘어 교조화 단계에 이르면 그야말로 몰상식해진다.
참으로 안타까운 건 몰상식이란 건 공부만 조금 해도 금방 헤어나올 수 있는 함정이란 거다. 정치나 사회 문제에 큰 관심없는 일반 사람들때문에 안타깝다는 게 아니다. 진보임을 자칭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몰상식의 함정엔 빠지지 않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그런 최소한의노력하지 않으면서 과거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관성과 교조화의 늪에 빠져 살면서 진보라고 말하는 현실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