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즈와 타이거즈는 확실하다?
라이온즈와 타이거즈는 확실하다?
대체로 올 시즌 프로야구를 예견하는 이들의 의견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그 예측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 예상이 맞기 위해선 다른 팀들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전력을 보였을 경우라는 전제가 뒤따라야 할 거라고 본다. 왜냐하면 올 겨울 오프시즌에서 사실 두 팀은 변변한 전력보강을 이루지 못 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작년의 전력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셈인데 그 말은 곧 작년 시즌에 보여준 약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라이온즈는 투타 밸런스가 완벽하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약점은 존재하다. 바로 선발진이다. 불펜이 너무 강해서 상대적으로 약해 보인다라고 말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자. 과연 라이온즈의 영원한 에이스였던 배영수 급의 강력함을 보여주는 투수가 존재하는가? 없다. 강력한 불펜진이란 건 상대적으로 선발진이 약하기에 불펜으로 그 부분을 보강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반면 난 라이온즈의 타선에 대해선 별 걱정이 없다. 이건 남들과 다른 시각이다. 단순히 이승엽이 가세했다는 이유가 아니다. 설령 이승엽이 복귀하지 않았더라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작년 시즌 장족의 발전을 보인 김상수, 배영섭같은 이들 때문은 아니다. 난 오히려 그들의 뒤를 굳건히 받친 강봉규나 조동찬에 대해 더 후한 점수를 준다. 어느 정도 팀 리빌딩을 수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진들을 기용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이 전력에서 이탈했을 때 그 부분을 채울 수 있는 베테랑의 존재 여부는 팀전력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강봉규나 조동찬만큼 든든한 선수들도 드물다. 타선은 별 걱정없다. 만약 타선이 문제가 된다면 그건 코칭스텝의 선수기용상의 문제일 것이다.
타이거즈 역시 마찬가지다. 뚜렷한 전력보강보다는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성장쪽에 포커스를 맞춘 코칭스텝의 판단에 따라 외부 수혈을 없었다. 물론 타이거즈의 투수진은 전반적으로 어느 팀과 비교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여전히 불펜진의 문제가 남는데 김진우나 한기주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훈련부족과 부상이란 전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실전에 얼마나 적응할 것인가는 여전히 미지수다.
게다가 타이거즈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타선이다. 주전급 선수들은 매 시즌 크고작은 부상에 시달리는데 유망주들은 성장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사실 작년 시즌도 이범호의 가세가 없었더라면 엄청나게 암울했을 것이다. 그리고 유망주들의 더딘 성장은 팀전력의 편차가 너무 차이가 나도록 만들 수 밖에 없다. 긴 시즌을 치르는 야구 경기의 특성상 상당한 약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두 팀 모두에게 해당되는 약점. 바로 포수다. 물론 라이온즈엔 진갑용이란 베테랑 포수가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베테랑이란 점이고 체력소모가 극심한 포수라는 포지션의 특성상 든든한 백업 포수는 질수 불가결의 요소다. 그런데 라이온즈엔 아직 그런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신인급들의 이름은 자주 거론되지만 실제 그들이 채상병 혹은 현재윤이상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진 않다.
타이거즈 역시 마찬가지다. 아니 엄밀하게 말하면 라이온즈보다 더 심각하다. 선발 포수인 김상훈은 여전히 부상중인 걸로 안다. 덕택에 차일목이 주전 포수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김상훈보다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그런데다 백업 역시 눈에 띄는 선수가 없다. 개인적인 예상으론 시즌이 시작되고 이 문제가 해소되지 못한다면 다른 어느 팀보다도 먼저 트레이드를 시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
포수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김기태 감독을 새롭게 영입한 트윈스가 올바른 팀 재건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올 시즌 성적역시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 보는 중요한 요인도 주전포수, 수준급 포수의 부재라는 문제때문이다.(물론 그보다 더 심각한 건 여전히 트윈스 구단 프론트가 병맛이라는 데 있지만) 오히려 교체된 감독덕에 팀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그리고 요 몇년간 전력보강보다는 전력 유출이 더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와이번스를 가장 유력한 4강 후보로 보는 것도 그런 점 때문이다. 박경완의 복귀와 작년 시즌을 온전히 걸머지느라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급성장한 장성호에 어느 팀에 가도 주전 포수감인 조인성의 가세. 즉 팀이 그 어떤 극악의 상황에 처하더라도 포수는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엄청난 장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만약 현재 나보고 올 시즌을 예상하라면 라이온즈에 와이번스, 베어스를 꼽을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한 자리는 뚜껑열어봐야 알 것 같다. 물론 이 예상에 베어스가 포함된 것은 내가 베어스의 팬이라는 주관적인 기준이 작용했다는 걸 부인하지 못 하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