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이라서 잔인하다고?
조선족이라서 잔인하다고?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지만 그 정보를 구분하고 거를 줄 모르는 인간들에겐 그저 거대한 쓰레기장에 불과하다. 오늘도 난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헛소리를 접한다. 심지어 이런 현상은 언론사조차도 마찬가지다. 수원에서 조선족에 의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안 그래도 그 사건을 다룬 경찰들의 정신나간 행동때문에 화가 나 있는데 이번엔 그 사건을 대하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헛소리에 또 분통이 터질 지경이다.
조선족이라서 잔인하다고? 조선족은 태생부터 잔인한 인간들이란 말인가? 아니 그렇지 않다.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이런 주장은 마치 게르만 족이 세상에서 제일 위대하니 전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던 나찌 독일과 다를 바가 없으며 흑인은 하나님이 만든 인간이 아니니 차별대우를 당하는 것이 마땅하며 동성애자는 하나님의 섭리를 어기는 자들이니 묶어놓고 산 채로 불태워 죽여도 괜찮다고 주장하는 것, 여자는 하나님이 남자의 갈비뼈로 만든 보잘 것 없는 존재이니 인간 이하의 대접을 해도 괜찮다는 발상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이젠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조선족을 상대로 한 증오가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 언론사들조차 거기에 동조한다.
증오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자. 그러나 알다시피 증오를 통해 그 문제가 해소되는 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증오범죄는 잘못된 사실에 기반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금도 유럽에서 아시아계와 이슬람계에 대해 무차별적이고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는 이들은 자기 나라 정치인들의 잘못을 소수 인종과 민족, 종교에 전가하여 희생양으로 삼으려고 드는 멍청하고 비걱한 행위일 일뿐이다. 이처럼 현실에 대한 잘못된 판단과 앞뒤 구분하지 않는 증오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없다.
우리가 증오에 정신이 팔린 동안 더 중요한 문제를 놓치고 있는 거다. 잔인한 범죄의 대부분은 앞서 언급한 현실에 대한 잘못된 판단과 증오때문에 벌어진다. 이는 특정 인종이나 국적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 오로지 정상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하는 차이일 뿐이다.
조선족과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범죄가 유독 잔인하다고? 과연 그런가? 얼마전에 홍대에서 술에 취한 백인 미군이 혼자 사는 여고생의 방에 침입해서 인간 이하의 성범죄를 저지르고 체포된 사건이 있었다. 그 얼마전에는 역시 술취한 백인이 할머니를 성추행하려다 붙잡힌 사건도 있었다. 조선족을 비롯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범죄가 유독 잔인하다고? 착각하지 마라. 특정한 인종이나 민족이 유달리 잔인하다는 생물학적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현실적으로 전혀 근거없는 사실을 진실인 양 믿으며 증오를 통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그런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과 같은 유형의 인간일 확률이 더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