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먹고 바람똥

광우병과 모병제

The Skeptic 2012. 5. 3. 01:02

1.

광우병 위험부위 먹어도 되나? 안 되나?

 

논란이란다. 살다보면 별 시답잖은 걸 가지고 논란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논란벌일 필요없다. 먹어도 된다는 사람들이 대표로 나서서 먹으면 된다. 물론 광우병이란게 이주호 교육부 장관 말마따나 먹는다고 당장 죽는 게 아니다. (당장 죽는 게 아니면 위험하지 않다는 말인가? 그럼 마약은 왜 금지하고 담배는 몸에 해롭다고 국가까지 나서서 금연을 주장하는 걸까? 이주호는 나랏밥먹는 인간이니 이 오묘한 상황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려나?)

 

아무튼 그러니까 좀 더 확실한 결과를 알기 위해서 그에 동조하는 젊은 것들도 나서서 먹으면 된다. 촛불시위당시 광우병이란 병 자체가 없으며 빨갱이들이 만들어낸 선동이라고 떠들던 개신교 출신 젊은 것들 많던데 이참에 나서주면 참 좋겠다. 그렇게 한 20~30년쯤 먹어보면 그나마 확실하지 않겠는가? 물론 과학적 검증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이 실험에 참여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이 방법이 가지는 장점은 또 있다.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가장 우려하는 분야가 현재 소고기가 아닌가? 그런데 광우병 위험부위를 먹어도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다거나 광우병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들이 나서서 이삼십년 정도만 꾸준히 먹어줘도 그런 통상마찰 문제같은 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같은 의미로 위험부위를 먹어도 된다는 이들은 자신의 학자적 신념을 증명할 수 있어 좋고 광우병이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그것을 증명할 수 있으며 죄박이 정권에 충성을 다 하는 이들은 그 충성심을 증명할 수 있으니 좋은 일이다. 도랑치고 가재잡고, 누이좋고 매부좋고. 

 

물론 그 이전에 광우병에 대한 확실한 연구결과가 나오면 가장 좋겠지만. 일단 당장은 아쉬운 대로 그렇게 하면 된다. 논란 벌일 필요없다. 그냥 괜찮다거나 광우병은 없다거나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검역중단도 안 되고 계속해서 수입해야 한다는 이들이 친히 나서서 신념과 신앙과 애국심으로 열심히 먹어주면 된다. 

 

 

2. 비슷한 이야기 - 모병제

 

얼마전에 어떤 어린 것들을 만나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 어린 것이 좌익 빨갱이들을 몰아내야 한다고 그러더라. 뭐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고 해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만 좌익 빨갱이들이 나라의 안보를 무너뜨린다는 거다. 이건 뭐 예비군 훈련장 정훈장교님도 아니고. 

 

"그럼 네가 군대를 가서 말뚝을 박으면 되지 않냐? 너처럼 안보의식이 투철한 사람이 군대에 가서 안보를 위해 평생을 바친다면 다른 사람들도 참 안심이 될 것같은데 말이다."

 

그 다음은? 다들 알다시피 대화는 거기서 끝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상대방을 비꼬기 위해서 하는 말이라고 받아 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난 전혀 그런 의미없다. 난 진실로 그런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몇 마디 더 했다. 

 

"농담 아니다. 난 자기가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라고 본다. 안보도 마찬가지다. 시간낭비한다고 생각하는 것들보다는 안보가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군대에 가는 것이 맞다. 그러니 징병제같은 건 없애고 아예 모병제를 하자는 거다. 어중이떠중이들 모아다가 머릿수만 채워놓고 그것들 멕이고 입히고 재우느라 세금낭비하느니 그런 책임감있는 소수에게 지원을 아끼지 말자는 거다."

 

진심으로 난 모병제를 원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안보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하던 그 어린 것들 같은 이들이 군대에 가서 나라를 지켜준다면 진심으로 든든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