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을 알려주마
1.
"진실과 사실사이의 촘촘한 경계"
김용민이 이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는 트윗을 올린 걸 봤다.
내가 쉽게 설명해주겠다. 그 말의 의미는 이런 거다.
"전 아무 것도 몰라요."
2.
진실 - 거짓이 없이 바르고 참됨
사실 - 실재로 발생했던 일이나 현재 있는 일
같은 것 같지만 다르다. 사실은 그냥 위의 말 그대로 현재 존재하는 혹은 존재했던 일이다.
진실은 거짓과 대비되는 것으로 무식하게 설명하자면 사실에 가치판단이 개입된 상태를 의미한다.
물론 이 경계가 그리 명확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 가치관 자체가 없는 영아들을 제외한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가치관이 있고
인간의 모든 인식 체계는 그 가치관을 기준으로 굴러가기 때문이다.
때문에 인간의 모든 판단은 그 자체로 어느 정도 가치관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러나 인간은 스스로를 대상화, 객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존재다.
때문에 자신의 가치관을 배제한 채 사실만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불행히도 대부분의 인간은 자신이 가진 이런 능력을 사용하려고 들지 않지만 말이다.
물론 이런 문제 역시 개개인의 능력차이라기 보다는 교육의 탓이 더 크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남한의 모든 교육체계는 이런 것을 가르치지 않는다.
알겠다시피 난 진실보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사실이 명확하다면 진실이 크게 달라질 이유도 없다고 본다.
여기엔 앞서 언급한 대상화, 객관화 능력이 발휘된다는 전제가 뒤따른다.
그런데 때로 어떤 이들은 사실이 존재해도 진실은 다르다고 말하기도 한다.
뭘 잘 모르거나 심약한 이들이거나 팔랑귀들의 특징이다.
그리고 이런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가치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해주는 가치관이 박약하다는 거다.
가치관이 없다는 게 아니라 그 가치관이 여러 가지 형태로 왜곡되어 있다는 거다.
특정한 형태로 편향된 가치관이 사실 관계를 압도한다거나 - 죽은 목사남편이 사흘후엔 부활한다든지
가치관이 형성된 근거 자체가 사실과 무관하거나 - 진화론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원숭이가 사람이 되는 걸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이유들이다.
그래서 그런 이들이 사용하는 진실 혹은 사실이란 단어는 의미와는 무관하게 공허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