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츄어리즘

김연아 논란

The Skeptic 2012. 6. 29. 18:09

같은 사건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거 별로인데 어쩔 수 없다. 

같은 사건을 여러 가지로 문제로 만드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애시당초 김연아 사건이 논란이 되었을 당시 내 입장은 이랬다. 황상인 교수의 발언이 가지는 의미는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으나 방법적인 측면은 분명 문제가 있다. 그 이후 벌어진 일은 그냥 간단하게 진심을 담아 사과했으면 끝날 일을 무슨 대단한 자존심이라도 있는 양 찌질하게 굴었던 황상인 교수 탓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연아 쭉에선 고소를 취하했다. 그냥 논란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또 새로운 문제를 만들었다. 방송통신 심의위원회에서 황상인 교수의 발언을 문제삼아 김미화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대해서 제재를 추진중이라고 한다. 왜? 내가 알기로 논란이 된 이후로 김미화 씨가 그 건과 관련하여 분명히 사과를 한 걸로 안다. 그런데 왜 다시 제재를 추진한다는 것일까? 

정확히 파악한 사실은 아니지만 김연아 팬들이 방송통신 심의위원회에 민원을 넣었고 그 때문에 제재란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면 상황이 참 우스워진다. 이번 사건이 문제가 된 건 황상인 교수의 첫 발언이 아니었다. 그건 그냥 그러려나 보다 싶은 수준이었다. 그냥 깔끔하게 사과하면 그만인. 정작 문제가 된 것은 그 이후 황상인 교수가 보인 태도 탓이다. 사과랍시고 하는 말이 훈게 수준이었고 드러나지도 않은 현상을 앞으로 벌어질 것이라는 식으로 발언하기도 했다. 문제가 증폭된 것은 바로 이 시점이다. 

그런데 만약 김연아의 팬들이 방송통신 심의위원회에 민원을 넣은 것이 사실이라면 적어도 한 가지 사실만큼은 황상인 교수가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는 셈이다. 김연아를 둘러싼 인간들이 그를 싸고돌아서 나중에 불행해질 수 있다는 말 말이다. 물론 애시당초 그런 과정을 통해 지금의 성취를 이룬 사람이 아니란 점을 고려하면 가능성 자체가 그리 높지 않다고 보지만 적어도 그 주변 사람들이 김연아를 이런 식으로 대한다면 가능성이 아주 낮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본다. 


늘 느끼는 거지만 이래서 '빠'들이 안 된다는 소리를 듣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