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늘 시궁창

궤변의 피아구분.

The Skeptic 2013. 4. 27. 11:12

"정치가라 역사판단 못 한다"


최근 극우주의 행보를 강화하고 있는 일본의 아베 총리가 한 말이다.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원래 극우다. 일본 자민당의 주류는 그냥 극우 제국주의 파시스트들이다. 우리 나라 새누리당 주류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아무튼 이런 말을 했다. 아베는 최근 엔화를 마구 찍어서 환율을 낮춤으로서 대외적인 경제적 이점을 회복하겠노라는 야심찬, 그러나 매우 위험한 방법을 동원한 바 있다. 뭐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정책이 단기적으론 효과가 있다는 건 누구나 안다. 게다가 일본의 경제력을 가정하면 단기적인 유동성 급증의 여파는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아베가 집권하는 동안은 괜찮을 확률이 높다. 그 다음에 벌어진 문제는 자기가 알 바 아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국민들은 경제문제가 이런 과정을 통해 드러난다는 인과률에 대해서 관심없다. 그냥 눈앞에 벌어지면 현재 집권하고 있는 정권의 잘못이라고 믿을 뿐이다. 말해줘도 소용없다. 안 듣는다. 논리적인 설명보다는 비논리적이고 반합리적이며 심지어 근거없는 과장된 루머라고 해도 단순하기만 하면 더 쉽게 믿는 것이 대부분의 인간이다. 


아무튼 그래서 미래의 일따위엔 관심없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아베를 지지한다. 그런데 알다시피 극우파들은 똑똑하지 않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극우 파시즘이야말로 비논리, 반합리의 대명사고 이른바 포퓰리즘없이는 절대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기도 하다. 그러니까 무지한 대중적 포퓰리즘이 근거없이 단순하지만 감정적인 차원에 호소하는 극우 파시즘의 선동논리와 만나면 세계대전도, 인종학살도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것이다. 무지와 폭력의 만남이 늘 그렇듯 말이다.(아베 총리의 망언 규탄한답시고 얼굴에 아베 가면 씌우고 낫으로 목따는 퍼포먼스 벌이는 남한의 자칭 보수주의자들의 폭력성)


그래서 극우 파시스트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잘 저지른다(물론 그걸 일아채거나 견제할 세력이 없으면 그냥 넘어가는 것이 다반사다) 아베 역시 마찬가지여서 최근 몇 가지 오버를 했다. 그랬더니 일본내 극우파들조차도 질타를 하고 나섰다. 그제서야 아베는 부랴부랴 변명을 늘어놓는데 미안하지만 사실상 인종차별적 시각을 기본으로 하는 극우 파시즘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변명이라곤 하지만 대부분 궤변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극우 파시즘의 변명이 왜 궤변이 되는지를 설명하려고 이 글을 쓰는 건 아니다. 원래 글의 의도는 그런 인간들 우리 나라에도 차고 넘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최근 공직자 청문회 자리에서 역사관을 묻는 사람들에게 "자기는 행정분야 일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 판단은 못 한다"라고 했던 사람이 꽤 되는 걸로 안다. 


다까끼 마사오릐 딸이 대통령이 되니 다까끼 마사오의 군사쿠데타가 갑자기 역사적 판단이 불가능한 사건이 되어 버리질 않나. 심지어 구국의 결단이 되어 버리는 일이 벌어진다. 이게 바로 극우 파시즘의 정치적 배경이자 영향력 강화의 바탕이 되어 주는 무지한 대중적 포퓰리즘의 모습인 거다. 


다른 나라의 총리인 아베는 욕해도 군사 쿠데타로 합법적 국가 정권을 무너뜨린 반란을 일으킨 자기 나라 친일파에 대해선 입을 다무는 것, 이것이 지금 우리 나라 자칭 보수주의자들의 모습인 거다. 그리고 자주 강조하지만 보수 그런 거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