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축구 경기.
1. 김보경의 가치.
카디프 시티가 반세기만에 승격과 프리미어 리그 승리를 맛봤다. 게다가 그 상대는 올 시즌 우승을 다투는 최강전력이라고 할 맨체스터 시티다. 비록 수비의 핵심이라고 할 뱅상 콤파니가 부상중이라곤 하지만 이제 갓 프리미어 리그에 올라온 팀이 감히 승리를 넘보기엔 힘겨운 상대였다. 그런 팀을 상대로 첫 승을 거두었으니 기쁨은 더했을 것이다.
김보경도 그 승리에 단단히 한 몫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후반전 그가 보여준 감탄스러운 돌파 능력에 대해서 극찬을 보내지만 정작 경기 내내 가장 큰 기여를 한 수비 부분은 잘 거론하지 않는다.
앞서 말했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카디프 시티는 맨체스터 시티를 따라잡을 수가 없다. 그런 전력상의 차이를 결과로 만들지 않은 것은 카디프 시티가 경기 내내 보여준 강력한 수비덕이었다. 과거 월드컵 대회에서 북한이 보여준 것처럼 1명의 최전방 공격수를 제외한 전원이 수비에 가담하는 극단적인 수비지향의 전술. 심지어 위기 상황에선 그 한 명의 공격수마저 골대 앞까지 달려와 수비에 가담하기도 했다.
그런데 북한의 수비지향 전술과 카디프 시티의 그것 사이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즉 북한의 수비가 주로 페널티 에어리어를 중심으로 한 지역 방어를 표방한다면 카디프 시티는 그보다는 조금 헐거운 반면 대인방어를 섞어 놓았다는 점이다. 그 대인방어의 대상은 바로 맨시티 중원의 핵인 야야 투레였다. 그리고 중원에서 1차로 그를 저지하는 역할을 주로 수행한 것이 바로 김보경이었다. 물론 지역방어와의 연계성때문에 전담 방어의 형태를 띈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중원에서 투레가 공을 잡으면 1차로 가장 먼저 접근하는 이가 바로 김보경이었다. - 주로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실바와 나바스 역시 주 경계대상이었지만 이들의 경우는 대인방어보다는 주로 지역방어로 막는 형태였다.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김보경의 장점은 단순히 공격적인 능력이 아니라 바로 이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서의 공격본능과 능력을 보여주는 것과 함께 강팀을 상대할 때의 1차 저지선으로서의 역할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점. 적어도 객관적인 전력상 하위권의 팀에서 뛰는 동안은 가장 필요한 능력이 아닐까 싶다.
2. 스완지의 미들라인 정리.
어차피 기성용은 일단 엔트리상에서 사라진 것으로 봐야 한다. 그 상황에서 남는 것은 영입으로 인해 포화상태에 이른 미드필더들을 어떻게 정리하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이제 갓 두 경기 치른 것으로 결론을 내리긴 이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아무튼 중요한 건 이런 과정이 누적되어 결과가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생각해보는 스완지의 미드필더. 일단 존 조 셸비는 탈락이다. 첫 경기보다도 더 실망스럽다. 과거 리버풀 경기를 볼 때도 '저 선수는 왜 미드필더를 하는 걸까?'싶은 적이 많았는데 점점 그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공수양면에서 아무런 특색도 장점도 보여주지 못 한채 우왕좌왕할 뿐이다.
브리튼과 카나스 조합이 훨씬 나아 보인다. 그리고 최전방에 보니를 투입하고 미추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리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