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츄어리즘

FA와 이글스.

The Skeptic 2013. 11. 11. 20:21

FA선수들이 확정되자마자 화제에 오른 구단은 이글스다. 신생팀이 다이노스에게도 밀려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으니 당연할 것이다. 타이거즈 역시 성적이 신통치 않긴 하지만 적어도 선수층과 구성이란 면에서 보자면 이글스보다 문제가 심각하진 않다. 게다가 류현진이 다저스로 넘어가면서 안겨준 돈도 그대로다. 구단이 의욕만 갖고 덤비면 FA선수를 영입하는 건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실제 문제는 그런 부분이 아니다. FA를 신청한 선수들은 대부분 그만큼의 실력과 성적을 보여준 선수들이다. 즉 FA를 선언해서 얻는 이득이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보다 나아질 것이 확실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아주 당연하게도 미래를 바라보며 그런 수준의 성적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팀을 원할 것이다. 의문은 바로 이 지점, '이글스가 그런 팀인가?' 하는 점이다. 미안하지만 아니다. 단순히 돈을 바라본다면 선택할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 다른 부분들까지 고려한다면 이글스는 '선수들이 가고 싶어하는 팀이 아니다'. 또 다른 문제는 그런 부분들, 즉 단순히 돈이 아닌 다른 가치들의 경우 단시간에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그런 점을 고려해보자면 이번 FA시장에서 이글스가 좋은 선수들을 영입할 가능성을 별로 없다. 좋은 선수를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영입할 가능성은 있지만 알다시피 그건 선수나 구단에게나 위험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가능성을 그리 크지 않다. 물론 그동안 이글스를 이끌어온 한화란 기업의 행태를 보자면 그런 말도 안 되는 영입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만. 


그렇다면 이글스는 당분간 여전히 이번 시즌처럼 한심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밖에 없을까? 가능성은 높지만 전체 리그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그 가능성을 막아야 한다. 그렇다고 FA선수들더러 이글스로 가라고 강요할 수도 없다. 그래서 남는 방법은 결국 '트레이드'다. 


물론 현재 이글스의 선수 구성을 보면 트레이드가 성사될 가능성도 높진 않다. 그러나 트레이드와 관련된 명언, '양 쪽 다 모든 것을 갖고자 하면 트레이드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글스가 트레이드를 하는 경우 한 쪽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지만 분명 다른 곳의 전력은 약화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어차피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P.S.

사람들은 싫어할지 모르지만 난 현금 트레이드도 괜찮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