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먹고 바람똥

선거제도 개혁 - 100% 정당명부제를 도입하자.

The Skeptic 2014. 2. 15. 01:20

남한 정치판의 가장 큰 문제는 민주주의적 제도인 선거에 의해 정권이 바뀌지만 실상 그것이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권교대'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새누리당과 똑같다는 건 아니지만 민주당도 기존의 정치판에서 일종의 기득권 세력화되어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저번 대선에서 구 민주당 정치인들이 대거 박그네로 몰려간 사실이 그런 걸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이 비록 야권이지만 정치적 기득권을 누리던 시절엔 그토록 비난하던 상대를 갑자기 지지했다. 그들의 시각에서 보자면 비록 예전의 적일 지언정 같은 정치적 기득권을 누렸던 새누리당이 오히려 자신들의 처지를 더 잘 이해해줄 것이란 가능성에 기대를 건 것이다. 이미 노무현으로부터 촉발된 민주당내 개혁세력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기득권을 지켜줄 의사가 없다는 것이 명확하고. 문제는 그들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거다. 비록 아직 드러나진 않았지만 과거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엇을 당시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그를 탄핵하겠노라고 나선 이들은 대부분 그런 성향을 갖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거라고 본다. 


아직 여물진 않아서 공식적인 것 없지만 간혹 다소 모호한 형태로 발표되는 안철수의 정치 개혁안에도 그런 부분들이 지적된다. 즉 이미 사실상 미국식 양당제 형태로 고착화되어가는 정치판의 구도가 결코 남한의 정치적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얼마전엔 '소선거구제'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물론 그에 대한 대안을 명확하게 적시한 건 아니지만. 


문제는 그런 문제에 대한 안철수의 대안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사실 원인과 결과만 놓고 따지라면 제목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당명부제의 획기적 강화나 100% 정당명부제의 시행이 답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않은 이른바 인물 선출 방식의 경우는 선거구가 크든 작든, 1명이 선출되는 여러 명이 선출되든 기존 정치판에서 이미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이들이 지속적으로 기득권을 누리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즉 그런 점에서 안철수를 중심으로 하는 정치조직이 자리를 잡고 선거제도와 그로부터 촉발될 정치 개혁안에 이런 내용이 담기지 않는다면 사실상 안철수 역시 정치적 기득권을 타파할 생각이 없다고 볼 수 있을 것이고 난 미련없이 그에 대한 기대를 버릴 것이다. 


조금 있으면 선거가 있다. 비록 지방선거이고 아직 이르긴 하지만 역시 야권연대의 목소리가 솔솔 새나오는 중이다. 야권연대가 앞서 언급한 정당명부제를 중심으로 한 연대라는 기준점을 명확하게 하지 않는다면 이번에도 야권연대는 단순히 지역을 갈라먹는 수준, 그것도 민주당이란 기득권 정치세력의 기득권 보호에 더 비중이 실리는 연대가 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안철수의 정치조직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떤 정치적 지향을 갖고 있는 정치 세력과 손을 잡아야 하는지도 명확하다. 물론 안철수의 정치적 전망이 그의 말처럼 진실로 기득권 정치의 타파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그게 아니라면 여전히 남한 정치는 상당 기간동안 지리멸렬해질 것이며 정치가 대중들을 죽이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다. 


그리고 한 편으론 자칭 진보세력이 그런 정치적 전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안철수와 교감하는 것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다른 부분에선 서로 마음에 안 들지 몰라도 적어도 이런 정치 개혁을 통하지 않는 한 진보세력이나 안철수가 공적인 정치판에서 제대로 경쟁할 수 있는 구도 자체가 안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