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늘 시궁창

"그냥 싫은 거지 뭐."

The Skeptic 2014. 9. 17. 15:37

간혹 나와 말싸움이 벌어지면 거의 대부분 지는 친구가 하나 있다. 그런데 그 친구와 내가 벌이는 말싸움중 한 가지만큼은 내가 절대로 이기질 못 한다. 심지어 그런 결과가 도출되는 친구의 말조차도 늘 똑같다. 


"그냥 싫은 거지 뭐."


그러니까 이런 거다. 배우 김부선이 폭행혐의로 송사에 말렸단다. 그랬더니 가수 방미가 '조용하게 좀 살지'라며 태클을 걸었던다. 웃기는 건 애시당초 이 송사를 김부선이 시작한 게 아니라는 거다. 즉 문제를 시끄럽게 만든 건 김부선이 아닌 거다. 그런데 방미는 엉뚱하게도 김부선에게 시비를 건다. 번지수를 착각해도 아주 잘못 착각한 거다. 이건 분별력을 논할 수준조차 못 된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이런 폭행 사고란 건 대체로 고무줄 놀이다. 법적인 송사가 이루어지기 위한 기준이란 건 존재하지만 그 기준이란 건 우리가 학상이던 시절 친구랑 주먹다짐정도만 해도 성립되는 수준이다.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가 권장할만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기준이 적용되는 것에 불만은 없지만 '걸고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걸 수 있는 수준'이란 것, 그리고 뒤집어 말하면 그 정도 싸움박질로 송사까지 가는 인간들은 거의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즉 방미가 시끄럽다라고 말하는 사건이란 건 쌍방 폭행이 벌어졌기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 아니라 그 전의 사건, 즉 아파트의 난방비 비리문제로 인해 벌어진 쌍방간의 감정싸움이 주요 원인인 셈이다. 그런데 정작 방미는 그 부분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훈장질을 한다. 마치 내가 초등학생이던 시절, 싸움의 원인이나 자초지종같은 건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화해하라고 윽박지르던 그 무식한 선생들처럼 말이다. 


그 선생들 덕에 가해자와 피해자란 구분, 잘잘못의 분별같은 건 사라져 버린 채 가해자는 그저 사과 한마디로 모든 책임을 면할 수 있고 피해자는 계속 억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된다. 그리고 그런 분별력없는 인간들이 지금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 온갖 중상모략을 늘어놓고 있는 중이다. 


재미있지 않은가? 이게 남한의 자칭 보수란 이들의 수준이란 게 말이다. 


진보나 좌파가 너무 잘난 체 하는 게 눈꼴시어서 자기는 보수라는 이들이 유의해야할 지점이다. 자칭 보수라는 이들의 분별력이 이 정도 수준이라면 사실 무시당해도 할 말이 없다. 물론 그런 논리로 자기는 보수라는 이들에게 그 이상의 분별력이 있을 것이란기대같은 건 없지만 말이다. 그래서 내 친구의 말이 정답이 되는 거다. 


"이유? 걔들한텐 그 딴거 없어. 그냥 싫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