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경한 거지.
송일국과 그의 자식들이 tv출연을 하는 와중에 무언가 논란이 되었다고 한다. 기사 몇 개와 논평 몇 개를 읽었다. 그런데 보다보니 이건 사실 아무 문제도 안 일어날 수도 있었던 사건이란 생각밖에 안 든다.
물론 몇몇 논평들의 내용은 곱씹어볼만 하다. 특히 아래 링크된 글의 내용은 한 번 읽어볼 만한다. 이른바 문화에 대한 글을 쓰는 매체들중 꽤나 괜찮은 시각의 글을 쓰는 곳중의 하나일 거다.
송일국 부인의 '이따위'로 재점화된 논란의 실체
그런데 이 글에서도 한 가지 주의할 부분은 보인다. 즉 이 가사에서 소재로 삼고 있는 내용은 정승연 판사가 지인들에게 공개한 글, 그러니까 사실상 비공개의 글인 거다. 그런데 임윤선 변호사란 지인이 이 글을 대중들에게 공개했다. 즉 글의 성격만 놓고 보자면 말투 자체를 문제삼을 이유는 전혀 없다.
비록 위에 인용한 글에서 지적하는 것 처럼 일종의 특권 내지는 권위의식이 드러나는 부분은 문제가 될 테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이게 개인을 비판해서 될 문제인가 하면 그렇진 않다. 이미 사실상 고착화된 신분제 사회와 그 신분제를 지탱해주는 물적 토대가 완강히 저항을 하고 있는 세상에선 이런 류의 특권의식을 갖은 인간들은 지속적으로 재생산될 것이다. 불행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지금 온 국민이 사랑한다는 송일국의 아이들도 지속적으로 이런 구조와 개인적인 상황에서 성장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조현아나 조현민 자매라고 어렸을 때부터 그런 아이들은 아니었을 거다. 그냥 어른들 말 잘 듣는 평범한 예쁜 딸들이었을 거다.
아무튼 그런 측면이 있기에 인용한 기사의 작성자 역시 말투같은 부분에 대해선 비난이나 비판이라기 보다는 '아쉬움'이란 측면에 더 방점을 두는 편이다. 말하자면 이건 애초 작성자는 공개될 것을 바라지 않았지만 이미 공개가 된 상황에서 벌어진 논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인 셈이다.
이상한 건 애시당초 이 글을 대중들에게 최초로 공개했다는 임윤선이란 이의 발언이다. 그에 대해 해명한 기사가 있어서 링크를 해본다.
임윤선, 정승연 판사 심경 논란되자 해명 "격한 말투, 매도 말아달라"
그런데 정작 내가 더 궁금한 건 이 글이 공개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걸 몰랐을까라는 의구심이다. 누가 봐도 정서적으로 격앙된 상태에서 작성된 글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당연히 그런 글이 담을 수 밖에 없는 부정적인 모습들도 모두 드러나 있다. 그런데 그런 사적인 글을 대중들에게 공개한다는 게 도대체 글 작성자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이건 너무 무신경한 처사다.
사실 이 문제는 그렇게 큰 문제가 될 것도 아니었다. 누군가가 유명해지기라도 하면 그걸 못 참는 이상한 인간들은 어디에나 있다. 그리고 그 열등감 폭발이 어느 수준인가에 따라서 혹은 맹목적 믿음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서 대응하면 그만이다. 대체로 연예계는 늘상 논란거리들이 끊이지 않지만 그 수위도 대부분 낮기 때문에 쉽게 사라지기도 한다. 물론 그 수위를 넘어가면 사법적 해결같은 다른 차원의 해결책이 등장하는 것이 보통이고.
그렇게 해결하면 되었을 문제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지인이라는 이의 무신경함이 문제를 확대 재생산시켜버린 거다. 해명이 올라오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보기엔 '글쎄요?'다. 이 문제가 다시 재점화된 게 단순히 '말투' 때문일까? 물론 말투가 가지는 뉘앙스의 차이가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긴 하지만 이미 이 문제는 그런 식으로 범주를 설정하기가 힘들어 졋다. 처음 링크한 글의 내용이 이미 이 문제가 그런 차원을 넘어섰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나름 변호사다. 어쨌거나 글로 밥벌어먹는 사람들이다. 비록 성격상 정서적인 언사에 대해선 무신경할 수 있다지만 그래도 이건 좀 너무 무신경한 거다. 그리고 그 무신경의 댓가치곤 너무 크지 않은가? 물론 무신경의 댓가가 클지 작을지를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무신경과는 거리가 먼 행동이긴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