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EBS에서 '히피'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방영해주었다.
역시 내 사랑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역사적으로 히피 형님들이 왕성하게 활동했던 시기는 베트남 전쟁과 거의 일치한다. 그리고 조금 놀라운 사실은 베트남의 땅굴에서 불안한 눈동자로 총을 움켜 쥐고 있었을 베트콩 형님들과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고 춤추었던 밝은 햇살아래의 히피 형님들의 생각이 거의 일치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베트콩 형님들은 자신들과 자신들의 나라, 국민들을 착취하던 서구 열강들에게 총을 겨누었고, 히피 형님들은 그들을 말살하고자 했던 자신들의 부도덕한 정권에 반대했다. 둘 모두 '인간의 보편적 존엄'을 지키기 위해 활동했다. 그 둘의 행동이 달랐다는 사실이 이 둘중 그 누가 더 고귀하다거나 열등하다거나 말할 성질의 문제는 아니다.
다만 불행이라면 그 둘보다 훨씬 많은 수의 사람들이 부도덕한 전쟁과 그 부도덕한 전쟁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한 정권과 권력들에게 속아 넘어갔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더욱 큰 불행은 이미 시간이 꽤 지난 지금도 그 속임수가 여전히 역사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많은 수의 인간들이 아직도 그 미망에서 헤어 나오지 못 하고 있다.
심지어 그 부도덕한 전쟁에 직접 참여했다는 사람들조차 그러하다. 시간이 흘렀지만 국가와 여전히 그 국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기 보다는 전쟁 참여자와 피해자들에게 '애국자'란 굴레를 덧씌운 채 그들의 자존심을 팔아 권력과 이권을 누리고 있다. 전쟁에 직접 참여한 이들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들의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이중 삼중의 피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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