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헌 :"그분들은 국회의원이나 도지사가 안되서 그런 거 아니냐."
김문수 :"글쎄 뭐."
송지헌 :"아직도 거기 남아 가지고."
김문수: "네 그런데 뭐."
송지헌: "공부가 안돼 가지고"
김문수: "허허. 메시지가 분명하면 저희가 받아들여야죠. 그런데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분명치 않다."
송지헌 :"왜 그렇게 사실까요, 그러면. 그게 참 중요하다. 김문수 지사님도 같이 운동권이었잖아요. 그때는 얘기하면 잘 통했을 걸? 목적도 같았고. 그런데 사회주의 무너지는 걸 그분들은 못보셨느냐. 봤느냐."
김문수: "그분들이 바라보는 시국은, 기본적으로 한미동맹도 좀 반대하고. 남북관계도 기본적으로 북에 대해서 비판 안한다. 저는 왜 북한을 비판하지 않느냐. 핵을 쏘는데 그분들이 핵을 쏘면 안된다는 비판하느냐."
송지헌 : "아 잘아시니까 김 지사님이 무슨 책을 보셨거나 어디서 좋은 강의를 들어서 바뀌었으면 그 분들도 좀 바꿀 수 없느냐. 우리사회가 왜 이렇게 혼란양상이고 극과 극으로 맞붙는건지 전 그게 참 궁금하다."
김문수 : "그런 점에서 참 허심탄회하게 대화와 토론이 필요한데, 지식인들 사이에서 그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좀 더 마음을 열고 서로 인정하면서 대화를 하고 언론에서 그런 자리를 많이 만들어 주시고 국민들도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통합이 필요하잖나"
송지헌 : "딴나라 사는 것도 아니고 돌아서면 바로 만날 수 있는데 왜 그렇게 등돌리고 앉아서."
김문수 : "그 점이 매우 안타깝고 그점에서는 우리 한나라당과 대통령께서 더 대화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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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다보면 제 눈에 씌인 허물은 안 보이게 마련이다. 애시당초 송지헌이가 한 김문수 인터뷰라는 것도 결론은 정치권이 반목하지 말고 대화 좀 해가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제 않겠느냐는 하나마나한 결론을 내기 위해 쓸데없이 시간보내는 쓰잘데기없는 짓거리였다. 이렇게 책임문제는 도외시하고 대충 면식도 있는데 서로 잘 봐줘가며 삽시다라는 건 사실상 '아무 일도 하지 맙시다'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그 와중에 송지헌이가 뻘짓을 한 거다. 김문수야 배운 것 없어서 멍청한 짓거리 하는 건 익히 아는 바인데 송지헌이까지 같이 바보 인증을 해대니 보기가 거시기하다.
알다시피 난 정치적인 면에서 편향된 스텐스를 취하고 있는 인간이다. 학문적으로 사회와 정치에 접근하는 이른바 먹물들에 대해서도 일정정도의 반감 역시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그들의 견해를 폄하하고 싶진 않다. 적어도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매우 건조하게 사회 현상에 접근하는 것은 무척 부러워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간혹 좀 답답해 보이지만 사건들간의 연관성이 상당하지 않으면 결코 하나의 사건, 혹은 비슷한 상황에서 벌어진 사건이 아닌 독립된 사건이라고 판단하는 그들의 접근 방식은 존중하는 편이다.
그 시각에서 바라보자면 '사회주의 붕괴'가 '자본주의의 승리'라는 식의 판단은 매우 뜬 금없는 주장이다. 일단 냉전시대를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명목만 자본주의/사회주의일 뿐 사실상 두 개의 제국주의 국가가 전 세계를 아우를 패권을 놓고 다툰 것에 불과하다. 그 덕택에 중동에 바람잘 날이 없게 되어버린 것이며, 남미에서 최초로 선거를 통해 선출된 아옌데 사회주의 정권이 군사 쿠데타로 붕괴되고 몇 주만에 몇 만명이 살해되는 비극이 벌어지기도 했었던 것이다. 두 국가가 모두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를 존중할 줄 알았다면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고로 '자본주의/사회주의'의 대당이 아니라 '제국주의/제국주의'로 바라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지적해야할 부분은 하나의 사회구조가 '승리'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으려면 다른 체제와 비교할 것이 아니라 그 체제 가 가지고 있는 내부의 문제를 어떻게 해소하는가에 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지금 대한민국에서 문제가 되는 소득 수준 차이의 격화와 그에 따른 부의 분배 구조의 고착화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시금석이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송지헌이나 김문수나 그러 기본적인 인식조차 갖추고 있지 못하다. 어차피 김문수야 이미 몇 년전부터 스스로의 바닥을 드러낸 인간이니 더 할말도 없다. 살짝 안쓰러운 건 자신이 알고 있는 바를 진심으로 믿고 있다는 정도일까. 그래봐야 스스로에 대한 반성적 고찰을 하지 못하는 인간이니 별로 동정의 대상도 아니다. 그저 경계의 대상이다. 어차피 정치로 밥벌이 하는 인간이니 그 바닥에서 죽자사자 버틸 것이고 그릇된 사실을 진실로 믿는 광신도니 달라질 것도 없다. 그래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 어떤 감언이설로 사람들을 현혹시킬지 모르니까. 이미 경기도지사질 하면서 사람들 동원해서 관제데모하는 꼬라지를 보면 알 쪼가 아니겠는가.
그러고 보면 그 나이대 인간들은 다들 정치적으로 꽤 정통한 듯 행세하지만 따지고 들어가 보면 아는 것은 거의 없다. 그 역시도 엄밀한 학문적 구분이 안 되기 때문이다. 과거에 데모질 좀 했을진 몰라도 '공부'는 전혀 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나같은 떨거지도 아는 내용을 아나운서, 경기도지사라는 대단한 직함을 가진 인간들이 모르는 거다. 모르면 배우고 공부하면 된다. 그리고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직업을 가진 이들일수록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그런데 그런 기본조차 무시하는 인간들이 둘이 모여 앉아서 대담을 한단다.
그냥 지나가는 집없는 개색희랑 대화를 시도하는 쪽이 더 나을 거다.
p.s.
참... 같은 블로그에서 매번 했던 이야기 또 하고 또 하고 하려니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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