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라고 누가 말했는데 그가 누구인지는 당최 기억나지 않는다. 저자를 기억하고 암기해야만 한다는 강박증, 즉 단순암기 능력을 사람의 가치와 동일시하는 불학무식한 짓은 동북 아시아의 어느 후미진 동네에서 통용되는 쓸데없는 짓거리이니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아무튼 그렇게 말한 사람이 있었더랬다. 여기서 그가 거명한 '진리'란 것이 과학의 영역에서 학문적으로 정의되는 진리라면 모르겠는데 일반적으로 지칭되는, 어느 순간부터 다소 강하게 종교적 윤리강령같은 뉘앙스를 띄기 시작한 바로 그 '진리'라면 난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차라리...
"진실과 사실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라는 편이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 라고 주장은 하지만 실은 이것 역시도 난망한 일이기는 마찬가지다. 대의민주주의라는 현실에서 필연적인 권력의 독점, 무엇보다도 정보의 독점같은 상황때문에 늘상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는 X파일스러운 이야기때문만은 아니다. 물론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한 나라의 경제판을 뒤업을 수도 있는 FTA같은 조약들이 추진되는 동안 당사국들의 국민들은 아무 것도 알 수 없다는 이 불합리한 사실을 그저 일정 기간동안 권력을 위임받은 것에 불과한 통치자들이 당연한 것인양 떠드는 걸 난 인정하기 힘들다.
그래도 바로 그 사실에서 한 가지 유추가능한 사실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남조선의 우익과 극우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국가란 민족이나 혹은 그 비슷한 어떤 단일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단순한 조직이 아니라 매우 복잡다단한 이해관계와 그 당사자들로 얽힌 계급 조직이라는 점이다. 만약 남조선 극우들과 우익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어떤 사상/신념/가치관을 가진 이나 조직이 통치를 하든 굳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모두에게 손해이든 모두에게 이득이든 어차피 이해관계도 하나뿐일 테니까.
국가가 계급으로 구성된 조직임을 증명하는 하나의 사실이 있다. 물론 누군가는 이걸 다른 사실을 통해 부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반박이 나오지 않는 다면 이 사실을 부정할 순 없다. 그러나 현실에선 아주 간단히 부정된다. 매카시가 빈 종이 한 장을 흔들어 보이며 '미국이 좌빨들에게 넘어갔다!'라고 외치자 온 미국이 좌빨로 지목된 이들에 대한 사적인 폭력, 즉 테러를 감행하기 시작했던 것처럼 너무나 쉽고 너무나 간단하다. 남조선도 별반 다르지 않다.
<확신이 사실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실이 확신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선 아주 간단하고 심지어 가볍게 부정된다.
'구름먹고 바람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할 수 있는 것, 말할 수 없는 것 (0) | 2010.01.02 |
---|---|
파시스트 커넥션 (0) | 2010.01.01 |
민주대연합 - 그 지겨운 스토리 (0) | 2009.12.13 |
'좋은 놈, 나쁜 놈 그리고 환경' (0) | 2009.12.09 |
<기억의 방식> (0) | 2009.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