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늘 시궁창

접대받으면 다 친해지냐?

The Skeptic 2010. 3. 25. 00:20

난 그렇게 도덕적인 사람은 아니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별나게 몇 가지 부분에선 남들보다 심하게 도덕율을 들이밀기도 한다. 이것 역시 남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공짜 접대 혹은 대접'이다. 특히 접대를 둘러싼 당사자들간의 관계가 동등하거나 그 비슷한 수준이 아니라 명백하게 '갑 대 을'인 경우는 더욱 심하다. 어떨 수 없이 숙이고 들어가야 하는 입장이기에 대신 비용을 지불하는 것과 그런 줄 알면서도 당연하다는 듯 공짜 접대를 즐기는 그 상황이 아주 마뜩치 않기 때문이다. 

 

검새들이 또 한 건 올렸다며 터트려 댔는데 이번에 공짜 골프 접대란다. 앞서 언급한 내 성향에 비추어 보자면 아주 짜증나는 일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것이 내 기준과는 달리 현실에서 어떻게 통용되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예전엔 기업의 재무상태를 파악할때 '골프장 회원권'도 일종의 자산으로 잡힌 적이 있었다. 가격이 만만치 않기도 하지만 기업을 경영하는데 있어서 필요하다는 측면도 인정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 골프장 회원권은 누가 이용하는 걸까? 말단 사원일 리는 없다. 회사 중역이거나 그리고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골프 접대용이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술판에 여자판 벌여가며 질펀하게 노는 것보다는 훨씬 그럴싸하지 않느냐며 상대적인 옹호론을 펼치기도 했다. 

 

남조선처럼 인간이나 기업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나름의 공식화된 표준 규율을 만들고 따르기 보다는 각종 인맥을 동원하여 사적으로 친해지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런 구석이 많은 국가에선 접대란 사실상 근절시키기 매우 힘든 행태다. 주변에서 접대를 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함부로 비난하지 못하는 이유 역시 그 때문이다. 내가 자본주의를 혐오한다고 해도 이미 자본주의 체제로 굴러가는 국가에서 사는 한 자본주의 질서에 따르지 않을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앞서 언급한 나의 유별난 도덕율과는 달리 현실에선 이런 수준의 접대는 '범법행위'로 인정되지 않는다. 검새들조차 그걸 일러 범법행위라고 나발을 불진 못했다. 단지 한명숙 서울시장과 곽 머시기가 한명숙 서울시장의 주장처럼 그렇게 생뚱맞는 남남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설레발을 칠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말이다. 누군가가 어떤 사람에게서 '접대' (그것이 골프든 술판이든 상관없이) 를 받았다면 그 둘 사이가 검새들의 주장처럼 상당한 액수의 돈을 주고받을 만큼 막역한 사이가 되느냐는 거다. 기본적으로 '접대'는 일방이나 상호간의 어떤 잇권이 개입되어있기에 성립하는 행위다. 이건 조폭들의 생리와 같다. 입으로는 형제니 가족이니 떠들어도 결국 그들의 관계를 이어주고 유지시켜 주는 것은 그저 '돈'일 뿐이다. 돈줄이 마른 두목은 언제고 조직원들에게 뒷통수를 맞는다. '접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관계 역시 그와 다를 바가 없다. 결국 접대를 받았다고 해서 모두 친한 친구 사이가 되는 건 아니라는 거다. 

 

밑천 다 드러난 검새들이 이젠 인간관계가 돌아가는 기본조차 망각한 채 설레발을 떠는 것일 뿐이고 한명숙 서울시장 측의 주장처럼 '정치적인 편향성'에 의거한 '악의적인 흠집내기'라고 발끈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면 검새조직을 송두리째 갈아 엎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p.s.

노무현 대통령 시절 평검사와의 만남 자리에서 지랄옆차기하던 그 헛똑똑이 검새 색희들은  대체 지금 뭘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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