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츄어리즘

바르샤가 졌다.

The Skeptic 2010. 4. 22. 00:22

바르샤가 졌다. 챔스 준결승이었는데 그것도 3-1로. 원정 다득점이란 기준이 적용되는 경기인지라 비록 다음 경기가 홈에서 열리지만 그리 수월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항공기가 뜨지 못하는 바람에 까탈루냐에서 프랑스로 그리고 다시 이탈리아로 버스를 타고 이동한 탓도 있을 테지만 그래도 역시 바르샤의 경기는 부진했다. 

 

그리고 그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바르샤의 에이스인 메시의 부진이란 말이기도 하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경기에 함께 기용된 이브라모비치와 중복되는 포지션, 인터밀란의 무리뉴 감독의 전략의 승리 등등. 그리고 어떤 이들은 6월에 열릴 월드컵에서 같은 조에 속한 아르헨티나를 잡을 방법을 찾았노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내 생각은 '전혀 아니올시다'다. 

 

이브라모비치와 중복된 포지션이란 문제는 그리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다. 그러나 반면 잘 뛰던 에투를 내주고 이브라모비치를 영입한 이유 역시 이브라모비치에게 이번 바르샤 대 인터밀란 경기와 같은 역할을 원했기 때문이란 걸 상기해보자. 결국 결론은 이브라모비치의 부진 탓이든 아니면 이브라모비치와 메시를 동시에 내세운 전술 자체가 아직까지 바르샤에 적합하지 않거나 둘중의 하나다. 개인적으로 후자가 주요 원인이고 전자가 그에 종속된 원인이란 생각이다. 

 

인터밀란 무리뉴 감독의 전술적 승리라는 면에 대해서도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무리뉴 감독이 사용한 전술은 이미 바르샤를 무너뜨리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관습화된 룰이라고 볼 수 있다. 전방의 메시를 고립시키는 것. 말하자면 원천적으로 메시에게 패스가 가지 않도록 미드필더진을 압박하고 메시는 지역방어로 맞서는 것. 그러나 모든 팀이 그걸 적절하게 수행해낼 수는 없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다. 단지 인터밀란은 그걸 훌륭하게 수행해냈다. 

 

그렇다면 같은 방식을 사용하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잡을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하다. 그러나 두 가지 전제가 이루어진 경우에만 가능하다.

 

1. 메시의 바르셀로나처럼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메시를 위해 최적화된 팀이 되어야 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그런 팀이 아니고 마라도나 감독이 그럴 의사가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2. 관습화된 룰을 인터밀란처럼 훌륭하게 수행할만한 미들 라인과 수비라인이 남조선 대표팀에 존재하는가?

 -> 그냥 웃을 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