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츄어리즘

한국 대 그리스

The Skeptic 2010. 6. 13. 02:49

한국 대 그리스전 관전기

 

그리스가 너무 못 했다. 자랑하던 수비라인은 온데간데 없고 공격마저 무기력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속도차이였다. 그리스 선수들은 수비수부터 공격수까지 너무나 느렸다. 공격수가 골을 받고 시간을 지체하는 사이 한국팀 선수들에게 에워싸였다. 물론 단순히 그리스 선수들의 스피드 문제만은 아니었다. 지난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보여준 수비형태가 이제는 온전히 자리를 잡은 것처럼 보인다. 무적함대라던 스페인마저 뜷기 힘들어 했던 수비였다. 

 

반면 단점이라면 공격수 염기훈의 자신감없는 플레이와 미드필더 김정우의 산만한 경기였다. 물론 두 선수 모두 경기내내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 준 것은 칭찬할만 하지만 그 와중에도 중간중간 보이는 집중력잃은 플레이 모습은 우려스러웠다. 특히 염기훈은 전방 공격수라기 보다는 오히려 미드필더와 같은 모습이었다.

 

물론 그게 나쁜 건 아니다. 그리스의 자랑인 수비라인과의 헤딩볼 경합에서도 결코 뒤쳐지지 않았던 박주영이 있으니 2선에서의 슈팅이나 중앙으로의 돌파같은 공격도 상당히 위협적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염기훈이 그런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차라리 2선에서 볼을 잡고 지체없이 슈팅을 날리는 모습을 몇 번 보였더라면 박주영에 대한 수비가 더 약해졌을 수도 있을 텐데. 대 아르헨티나 전엔 박주영과 이동국, 혹은 박주영과 안정환, 그리고 상황을 봐가며 후반전 이승렬 투입도 고려해볼만 한 듯. 

 

좀 의외였던 것은 FIFA의 으름장에도 불구하고 심판들이 그리 매몰차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지간한 몸싸움이나 접촉은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설픈 다이빙같은 걸 시도하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이청용이나 기성용이 몇 번 그런 모습을 보였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물론 전반전 그리스의 골에어리어안에서 이청용이 당한 반칙은 페널티 킥을 줘도 무방할 정도였지만. (이겼으니 참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