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먹고 바람똥

자유주의 논쟁.1.

The Skeptic 2010. 7. 19. 00:36

자유주의 논쟁.1.

 

누가 대한민국 사상사에서 가장 불쌍한 사상을 하나 들라고 하면 난 '자유주의'를 들거다. 물론 이런 현상은 대개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기도 하다. 이유는 자유주의 자체가 워낙 그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어디에 갖다 붙여도 대충 말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자유주의를 꼽은 이유는 그 넓은 스펙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개인의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스스로를 '자유민주주의 국가'라 칭하면서 개인의 자유에 대한 관심이나 배려는 눈꼽만큼도 안 하기 때문이다. 이건 홍길동이가 그렇게 바랬다는 호부호형의 문제 수준이 아니라 사기라는 범죄행위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에서 자유주의가 적극적으로 제 역할을 하는 부문이 하나 있다. 바로 경제다. 개개인의 자유로운 경제행위를 절대시하며 국가의 개입을 불경으로 치부할 정도다. 현실적으로 그런 일은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런 일이 가능하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듯 행동한다. 그런 경제적 자유주의를 지향한다는 대표적인 이들이 바로 현 죄박이 정권과 그 똘마니들인데 어줍잖게도 또 모든 분야에서 그걸 주장하는 건 아니다. 

 

예를 들면 죄박이 집권 이후로 미친듯이 늘어난 각종 개발 계획들은 사실상 국가 주도와 국가 보증하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명목상으로 민간 업자들이 참여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국가주도 토건사업인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나라지키라는 군대를 4대강 토목 노가다에 동원할 순 없었을 거다. 

 

반면 적극적인 경제적 자유주의를 외치는 부문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교육과 의료다. 공교육 정상화라는 미명하에 일제고사 부활과 자율고 확장을 밀어 붙이는 건 사교육 시장에 새로운 먹잇감을 던져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게다가 죄박이 정권이 들어선 이후로 국가주도하의 건강보험이 담보해주는 의료행위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으며 국제자유무역지구라는 명목으로 개발된 곳엔 영리병원을 허가해줌과 동시에 의료관광을 통한 외화벌이라는 달콤한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 구체화된다면 건강보험의 붕괴와 국가주도하의 의료체계 붕괴, 그 빈 자리를 민간의료보험이 채우는 꼴이 날 것이다. 

 

현 죄박이 정권이 지향하는 바 자유주의란 결국 지금도 미진한 국가의 복지체계를 완전히 붕괴시켜 민간업자들의 먹잇감으로 던져주는 것과 자본주의 경제가 가장 경계해야 한다는 독과점조차 묵인하겠다는 것이다. 미안하지만 현재 세계의 어느 나라도 그런 지향점을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부르지 않는다. 왜? 이미 수많은 나라에서 쓰라린 실패를 겪었던 방식이니까. 오죽하면 미국조차 포기하려고 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