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의 연기변신과 감독 리암 니슨은 참 특이한 배우다. 연기를 잘 한다는 건 인정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배운데 그 스페트럼이 사뭇 특이하다. 영화 테이큰에서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사적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의 역을 소화한다. 영화 자체는 그리 특별할 것 없었다. 그런데도 인상에 강하게 남아 있는 이유는 리암 니슨이 그런 영화를 찍었다는 점이었다. 내 인상속에서 볼때 리암 니슨은 오히려 얼마 전에 본 'In Burges'에 훨씬 더 잘 어울리는 배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 테이큰에서 그런 이미지가 깨어졌다. 사실 연기파 배우라고 규정하고 있는 배우가 액션 쪽으로 행보를 넓히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연기의 외연을 넓혀간다는 것은 모든 배우들이 꿈꾸는 희망사항이지만 그게 녹록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좁디 좁은 국내 영화판에서도 그런 일을 훌륭하게 해낸 배우는 그리 많지 않다. 물론 반대로 장르따위와는 상관없는 연기력을 선보이는 엄청난 배우들도 있다. 해서 눈을 돌리게 된 것이 감독이다. 실제로 많은 배우들이 성공적으로 연기변신을 한 배경엔 뛰어난 감독들이 있는 경우가 많다. 말하자면 배우의 연기변신을 유도할 수 있을만큼 영화적인 완성도를 보여주는 뛰어난 감독들 말이다. 만약 배우 이병헌이 김지운 감독을 만나 '달콤한 인생'을 찍지 않았다면 그렇게 분위기있으면서도 강렬한 장면들을 소화할 수 있었을까? 물론 배우 이병헌은 그 이전에 이미 멜로 영화에서 다분히 특별한 재능을 보여준 바가 있다. 그러나 그 재능이 다른 장르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통한다면 어떻게? 김지운 감독은 그걸 보여줬다. "말해봐요. 정말 날 죽이려고 했어요?" 난 이 장면에서의 이병헌을 잊을 수가 없다. 부지불식간에 이병헌이 출연한 많은 영화들을 보았을 테지만 이것보다 강렬한 장면은 기억나지 않는다. 내겐 이 장면에서 본 이병헌의 눈물이 이전 멜로 영화들에서 그가 보여준 눈물보다 백배쯤은 강렬한 이미지로 남아 있다. 배우의 연기변신에서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는 결국 감독일 거라 믿는 이유중 하나다. 테이큰의 감독은 피에르 모렐이다. 주로 액션, 범죄, 스릴러 영화를 찍었다. 내가 본 영화는 13구역이다. 간간이 늘어지긴 하지만 꽤 잘 만든 액션 영화였다. A 특공대의 감독은 조 카나한이며 나크와 스모킹 에이스를 찍었다. 명불허전, 그랬다. 스모킹 에이스. 내가 비록 한국영화를 대하는 만큼 외국 영화들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 사실을 알고 나니 모든 게 확실해지는 느낌이다. 스모킹 에이스를 만든 감독이잖아. 더 무슨 말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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