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에 상관없이 어떤 스포츠 팀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매년 가슴아프게 바라봐야 하는 것이 바로 노장선수들의 진로다. 특히나 돈이 오고가는 프로선수들의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나이가 들고 더 이상 예전의 기량을 발휘할 수 없을때 찾아오는 것이 은퇴이긴 하지만 그래도 기나긴 시간동안 함께 응원하고 호흡하던 선수들이 하나둘 사라져 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팬의 입장에서 참 안타까운 일이다.
두산의 안경현 선수가 구단에 사실상의 방출을 요구했다고 한다. 구단에서도 들어줄 생각인 듯 하다. 조금이라도 더 선수생활을 영위하고 싶어하는 안경현 선수의 마음이 이해된다. 얼마전 메이저 리그 뉴욕 양키스의 마이크 무시나도 은퇴를 선언했다. 적지않은 나이이긴 하지만 이미 2008시즌에 선발마운드가 붕괴된 양키스에서 20승을 거두며 화려한 부활을 선언한 선수의 선택치곤 의아하지만 그래도 정점에 있을 때 은퇴하고 싶다는 그 마음역시도 이해할 수 있다.
어떤 시기에 어떻게 물러나는가에 대해서 정답은 있을 수 없다. 그 어떤 선택이라 하더라도 팬의 입장에선 안타깝긴 마찬가지고. 게다가 안경현처럼 한 팀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선수일수록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 두산구단에선 안경현 선수에게 은퇴와 지도자 연수를 제안했다고 한다. 프로구단에서 한 팀의 상징이라할 수 있는 선수에게 제시할 수 있는 최고의 제안이라고 볼 수 있다. 선수의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프로야구판에서 가장 인간적인 제안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바라기는 안경현 선수가 다른 팀으로 영입되어서 단 일년이라도 선수생활을 더 영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선수 생활의 마지막 후에 다시 두산구단으로 돌아와서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구단에서도 그것을 받아들였으면 한다. 그것이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구단의 예우이며 그런 과정을 통해 팬덤이 더욱 공고화될 것이며 프로야구판이 안정적이 될 수 있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프로야구판이라곤 하지만 적어도 팬들까지 그런 논리로 선수들과 구단을 바라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팬들은 스포츠 스타와 팀을 사랑하고 아끼고 응원하는 사람들이지 도박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력이 워낙 열세인 것을 알면서도 고향팀이라고 스포츠 토토 용지에 '승리'을 마킹하고 TV를 통해서나마 열심히 제주 유나이티드 FC를 응원하는 내가 아는 한 축구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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